[인터뷰]천종윤 씨젠 대표 "내년 해외 사업 박차…실적 80% 성장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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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한 지 1년이 지났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분자진단에 대해 생소해 합니다. 하지만 씨젠의 기술력은 해외에서도 정평이 나 있습니다."
바이오 기업에 흥미가 있는 투자자라면 씨젠이라는 이름은 자주 접해봤을 것이다. 지난해 9월 상장한 이후 주가 등락은 2만~8만원대로 다소 심했지만 최근에는 코스닥시장 시총 상위 10위~20위권에 안정적으로 머물고 있는 기업이다. 그런데 이 씨젠이 영위하는 분자진단이란 사업은 아직도 생소하다.
"일반인들에게 씨젠의 사업을 쉽게 알리기란 힘든 일입니다. 워낙 전문적인데다 분자진단은 아직 시장이 열린지 10년 정도밖에 안 된 신생기술이니까요. 대신 앞으로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 지를 생각해보면 씨젠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죠."
천종윤 씨젠 대표이사(사진)는 지난달 29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상장한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분자진단을 쉽게 설명하기가 힘들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씨젠 분자진단 정확도 95~99%…동시 다중 진단 기술 확보
진단은 크게 체내진단과 체외진단으로 나뉜다. 체내진단은 청진기나 X레이 등을 사용한다. 체외진단은 혈액 등을 추출해 검사하는 것이다. 체외 진단은 다시 직접검사와 간접검사로 갈린다. 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함으로써 생기는 현상을 통해 병을 진단하는 방법, 즉 항원 항체 반응을 살피는 것이 간접검사다.
분자진단은 직접검사에 해당한다. 혈액 등 샘플에서 균이나 바이러스의 DNA 등 유전자 유무를 확인해 질병을 진단하는 것이다. 천 대표는 "생물의 생명 활동은 유전자가 있어야 유지된다"며 "유전자를 확인해 병원체의 유무를 판단하는 분자진단은 이론상 정확도가 100%"라고 말했다. 분자진단 방법에 따라 진단 오차가 날 수 있지만 씨젠 제품의 정확도는 95~99%에 이른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분자진단을 이용하면 먼저 약의 오남용을 막을 수 있다. 병을 일으키는 균이 무엇인지 정확히 찾아낼 수 있으므로 해당 균에 따른 처방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감기에 걸린 경우 감기 증상을 나타내는 수 많은 바이러스 중에 어떤 병원체가 침투했는지를 검사, 복합 감기약을 먹는 대신 바이러스에 맞춘 치료를 할 수 있다.
특히 씨젠의 기술력은 동시에 여러 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분자진단 점유율 1위 기업인 로슈의 제품은 1번 검사 시 바이러스를 4개 이상을 검사할 수 없는데 씨젠은 20개 이상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동시 다중 분자진단을 이용하면 진단 속도를 높여 보다 빠르게 치료를 할 수 있다. 또 항원 항체 반응과 달리 발병 이전에 병원체의 유무를 알 수 있으므로 예진이 가능하다.
◆내년 FDA 신청 등 해외 사업 확대 박차…"실적 80% 성장"
씨젠의 기술력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알아보고 있다. 씨젠의 매출액 중 75%(올 3분기 누적 기준)가 수출에서 발생한다. 특히 씨젠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성감염증 원인균 검사제품의 수출액은 2009년 26억원에서 지난해 83억원, 올 3분기 누적 기준 82억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주로 미국 바이오레퍼런스에 공급 중이다.
천 대표는 "성감염증 원인균 검사제품은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취특하지 못했지만 바이오레퍼런스가 씨젠의 기술력을 인정, 직접 미국의 10여 개 주에서 검사 승인을 받아 판매하고 있다"며 "현재 준비하고 있는 FDA 신청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실적은 올해 대비 80%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씨젠은 내년 미국 FDA에 2, 3개, 일본 후생성에 3, 4개,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약 10개 제품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씨젠은 이를 위해 세계적인 헬스케어 기업인 지멘스 등에서 FDA 신청 업무를 담당했던 인력들을 영입한 상태다.
지난달 발행한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도 해외 사업을 위한 발판이다. 씨젠은 이 자금을 FDA에 제출할 임상시험 비용 등에 충당할 예정이다. 또 해외 판매 확대를 위해 외국 제약사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씨젠이 해외 시장에 보다 집중하는 것은 단순히 시장이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의 경우 제도가 기술 발전을 따라오지 못해 분자진단 사업을 영위하기에 불리하다는 것이 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예를 들어 B형감염검사를 개별 검사하면 보험을 청구할 수 있는데 A, B, C형을 1개 검사 가격으로 동시에 검사하면 제도상 보험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 국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천 대표는 "동시 다중 분자진단이야말로 환자를 위하는 동시에 검사 비용을 낮추는 길"이라며 "한국제도도 기술 발전에 맞춰 하루바삐 바뀌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각 나라의 보험제도가 다 달라 이를 일일이 점검하는 과정이 힘들지만 분자진단 시장이 얼마나 폭발적으로 성장할 지 아직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사업하는 보람이 있다는 천 대표는 씨젠의 주가 예상도를 묻자 "지금은 대외 악재들로 주가가 다소 출렁이지만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 성장성은 확실하다"고 힘줘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
바이오 기업에 흥미가 있는 투자자라면 씨젠이라는 이름은 자주 접해봤을 것이다. 지난해 9월 상장한 이후 주가 등락은 2만~8만원대로 다소 심했지만 최근에는 코스닥시장 시총 상위 10위~20위권에 안정적으로 머물고 있는 기업이다. 그런데 이 씨젠이 영위하는 분자진단이란 사업은 아직도 생소하다.
"일반인들에게 씨젠의 사업을 쉽게 알리기란 힘든 일입니다. 워낙 전문적인데다 분자진단은 아직 시장이 열린지 10년 정도밖에 안 된 신생기술이니까요. 대신 앞으로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 지를 생각해보면 씨젠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죠."
천종윤 씨젠 대표이사(사진)는 지난달 29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상장한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분자진단을 쉽게 설명하기가 힘들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씨젠 분자진단 정확도 95~99%…동시 다중 진단 기술 확보
진단은 크게 체내진단과 체외진단으로 나뉜다. 체내진단은 청진기나 X레이 등을 사용한다. 체외진단은 혈액 등을 추출해 검사하는 것이다. 체외 진단은 다시 직접검사와 간접검사로 갈린다. 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함으로써 생기는 현상을 통해 병을 진단하는 방법, 즉 항원 항체 반응을 살피는 것이 간접검사다.
분자진단은 직접검사에 해당한다. 혈액 등 샘플에서 균이나 바이러스의 DNA 등 유전자 유무를 확인해 질병을 진단하는 것이다. 천 대표는 "생물의 생명 활동은 유전자가 있어야 유지된다"며 "유전자를 확인해 병원체의 유무를 판단하는 분자진단은 이론상 정확도가 100%"라고 말했다. 분자진단 방법에 따라 진단 오차가 날 수 있지만 씨젠 제품의 정확도는 95~99%에 이른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분자진단을 이용하면 먼저 약의 오남용을 막을 수 있다. 병을 일으키는 균이 무엇인지 정확히 찾아낼 수 있으므로 해당 균에 따른 처방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감기에 걸린 경우 감기 증상을 나타내는 수 많은 바이러스 중에 어떤 병원체가 침투했는지를 검사, 복합 감기약을 먹는 대신 바이러스에 맞춘 치료를 할 수 있다.
특히 씨젠의 기술력은 동시에 여러 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분자진단 점유율 1위 기업인 로슈의 제품은 1번 검사 시 바이러스를 4개 이상을 검사할 수 없는데 씨젠은 20개 이상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동시 다중 분자진단을 이용하면 진단 속도를 높여 보다 빠르게 치료를 할 수 있다. 또 항원 항체 반응과 달리 발병 이전에 병원체의 유무를 알 수 있으므로 예진이 가능하다.
◆내년 FDA 신청 등 해외 사업 확대 박차…"실적 80% 성장"
씨젠의 기술력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알아보고 있다. 씨젠의 매출액 중 75%(올 3분기 누적 기준)가 수출에서 발생한다. 특히 씨젠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성감염증 원인균 검사제품의 수출액은 2009년 26억원에서 지난해 83억원, 올 3분기 누적 기준 82억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주로 미국 바이오레퍼런스에 공급 중이다.
천 대표는 "성감염증 원인균 검사제품은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취특하지 못했지만 바이오레퍼런스가 씨젠의 기술력을 인정, 직접 미국의 10여 개 주에서 검사 승인을 받아 판매하고 있다"며 "현재 준비하고 있는 FDA 신청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실적은 올해 대비 80%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씨젠은 내년 미국 FDA에 2, 3개, 일본 후생성에 3, 4개,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약 10개 제품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씨젠은 이를 위해 세계적인 헬스케어 기업인 지멘스 등에서 FDA 신청 업무를 담당했던 인력들을 영입한 상태다.
지난달 발행한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도 해외 사업을 위한 발판이다. 씨젠은 이 자금을 FDA에 제출할 임상시험 비용 등에 충당할 예정이다. 또 해외 판매 확대를 위해 외국 제약사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씨젠이 해외 시장에 보다 집중하는 것은 단순히 시장이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의 경우 제도가 기술 발전을 따라오지 못해 분자진단 사업을 영위하기에 불리하다는 것이 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예를 들어 B형감염검사를 개별 검사하면 보험을 청구할 수 있는데 A, B, C형을 1개 검사 가격으로 동시에 검사하면 제도상 보험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 국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천 대표는 "동시 다중 분자진단이야말로 환자를 위하는 동시에 검사 비용을 낮추는 길"이라며 "한국제도도 기술 발전에 맞춰 하루바삐 바뀌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각 나라의 보험제도가 다 달라 이를 일일이 점검하는 과정이 힘들지만 분자진단 시장이 얼마나 폭발적으로 성장할 지 아직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사업하는 보람이 있다는 천 대표는 씨젠의 주가 예상도를 묻자 "지금은 대외 악재들로 주가가 다소 출렁이지만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 성장성은 확실하다"고 힘줘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