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신성일이 5일 연극배우와 아나운서로 활동하기도 했던 고(故) 김영애(1944-1985)와의 사랑 얘기를 공개하며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연 자서전 '청춘은 맨발이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아내 엄앵란도 모르는 애절한 얘기를 이 책에 담았다"며 "이 부분은 책에 담긴 걸 대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책은 지난 몇 개월간 중앙일보에 연재한 이야기를 묶었지만, 김영애와 관련된 얘기는 처음으로 공개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1973년도 얘깁니다. 자기 아내가 있으면서 어느 여인을 사랑했다는 것은 온당치 못하겠죠. 하지만 이 여인은 죽었습니다. 교통사고로…. 그러니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이죠. 눈뜨고 살아 있는 사람에 대해 얘기하면 남자로서 비겁한 거죠. 나는 비겁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김영애는) 1985년도에 고인이 됐으니 20년도 넘었습니다."

신성일과 김영애는 1970년 국내에서 처음 만난 뒤 김영애 씨가 거주하던 미국과 신성일이 해외 영화제에 참석했을 때 외국에서 주로 만났다.

그는 김영애가 자신의 아이를 가졌다가 낙태한 사연도 털어놨다.

"국제전화 통화를 하면서 그 얘기(아이를 가졌다는)를 들었는데, 통신 상태가 안 좋아서 큰 소리로 말해야 서로 알아듣는 시절이었습니다. 집안 식구를 피해서 친구 사무실에서 통화했는데, 뭐라 말을 못 했어요. 떼라, 낳아라 고함을 질러야 하는데 그 말을 못했어요. 나는 멍청한 상황에 있다가…그쪽에서 '그럼 알아서 할게요' 하고 끊었는데, 그 뒤로 1년 동안 소식이 두절됐어요. 그리고 베를린영화제에서 다시 만났죠."

그는 이 얘기를 자서전에 처음 공개하게 된 이유에 대해 "요즘 정치판이나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굉장히 살벌한데, 사랑하는 마음을 갖지 않으면 상대에 대한 배려나 여유를 가질 수 없다"며 "사랑 얘기를 하고 싶었고 이 얘기가 책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성일은 김영애에 대해 "외국에서 몇 개월간 같이 다니면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런 여인이 죽었다"며 "생애 최고로 사랑했던 여인이다"라고 고백했다.

한경닷컴 속보팀 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