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티이, 두산重과 손잡고 중동 진출
해수담수화 설비에 들어가는 열압축기와 진공장치 전문생산업체 에프티이(대표 최두열)가 두산중공업과의 상생협력으로 중동 시장 진출에 성공,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 담수화시설사업인 얀부 프로젝트에 열압축기 11억원어치를 공급하기로 한 데 이어 마라픽 프로젝트와 카타르 라스라판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열압축기와 진공장치 9억원어치를 추가 수주했다”고 5일 밝혔다.

최 대표는 “사우디 수출에 성공하면서 사우디 수력청(SWCC)의 기술진들이 얀부 설비에 공급되는 열압축기 제작공정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 방문했으며 이들에게 기술교육도 실시해 제품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알리고, 확신시켜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에프티이가 수출에 성공한 열압축기와 진공장치는 해수담수화 핵심 부품. 열압축기는 바닷물을 증발시켜 발생한 수증기의 일부를 회수해 압축한 뒤 해수 증발을 위한 가열 에너지로 재사용하면서 담수 생산을 위한 에너지를 절감하는 장비다. 진공장치는 증발기 내 압력을 대기압보다 낮게 유지시켜 해수를 섭씨 40~60도 정도에서 끓도록 한다.

이 제품들은 그동안 이탈리아와 독일 회사들이 세계 시장을 과점해왔다. 최 대표는 “에프티이 제품은 기능이 수입산보다 뛰어나거나 동등하고 가격도 10% 정도 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데다 국내 플랜트 공급업체에 애프터서비스를 바로 실시할 수 있어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에프티이 제품 성능이 높다고 소문 나면서 매출도 늘고 있다. 2009년 10억원에서 지난해 2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45억원은 무난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2009년엔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30% 정도 였으나 지난해엔 사우디 수출이 시작되면서 70%로 늘어났다. 최 대표는 “내년엔 70억원을 목표하고 있으며 수출 비중도 80%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문을 연 에프티이의 종업원 수는 17명. 이 가운데 공학박사 3명, 공학석사 1명 등 총 6명의 전문연구인력이 개발을 전담하고 있다.

에프티이가 성장궤도에 오른 건 2007년 두산중공업과 동행하면서부터라는 평가다. 최 대표는 “열압축기와 진공장치를 개발한 상태에서 판매망 확보와 제품 업그레이드 등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2007년부터 두산중공업과 동반성장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공동 기술개발에 나서 성과를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설계의 성과를 직접 경험하고 경쟁력 강화 컨설팅, 기술교육, 해외 발전 담수플랜트 현장 방문 등을 지원해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두산중공업의 무이자 지원(2억원)과 두산중공업·산업은행의 저금리 지원도 경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에프티이는 최근 해수담수화 기계식 증기 압축기(MVC) 개발을 끝내고 내년부터 칠레 등에 본격 판매할 계획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