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무트 마치 콘티넨탈 사장 "원격 조작 맞춤카 시대 올 것"
“스마트폰만 갖고 있으면 자동차가 내 신체정보와 운전스타일을 파악하고 작동하는 맞춤형 자동차 시대가 올 겁니다.”

지난 2일 방한한 헬무트 마치 콘티넨탈 인테리어부문 사장(사진)은 미래 자동차에 대해 이렇게 전망했다. 그는 1986년 독일 지멘스에서 엔지니어로 입사해 25년째 자동차 업계에서 일한 자동차 전문가다. 2006년부터 1년간 한국 지멘스 VDO그룹의 보디&섀시 총괄사장을 맡기도 했다.

마치 사장은 미래 자동차의 4대 트렌드로 정보통신, 안전, 친환경 엔진, 낮은 가격을 꼽았다. 특히 원격통신과 정보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지능형 자동차가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는 더 이상 도로 위를 굴러다니는 고립된 고철 장치가 아니라 안팎으로 연결된 유기적인 시스템입니다. 이제 쇠로 만든 자동차 열쇠는 사라지고 데이터로 암호화된 무형의 열쇠가 휴대폰에 저장될 겁니다. 휴대폰으로 문을 열고 시동을 걸고 엔진도 가동시킬 수 있죠. 모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자에 따라 맞춤형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그는 “경제성을 충족시키면서 원격통신으로 차를 움직이는 기술이 자동차 부품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5위권 자동차부품 업체로 꼽히는 콘티넨탈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스마트 키의 핵심부품을 독점 납품하고 있다. 자동차 원격통신 솔루션을 개발,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마치 사장은 “원격통신 시스템의 골격은 완성돼 있기 때문에 자동차 업체와 상품성을 판단한 후 각 차종에 적합하도록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벤츠, BMW 외에 현대·기아차와도 협력하고 있어 조만간 지능형 드림 카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부품 가운데 컴퓨터통신 장치 비중은 지난해 10%에서 2016년에는 62%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문으로 운전자를 식별해 시트의 높낮이를 맞춰주고 운전 성향에 맞게 브레이크와 가속기의 반응속도를 미세하게 조절하는 시스템 등이 장착된 차량이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합리적인 가격’의 차량 개발도 강조했다. “품질이 떨어지는 차가 아니라 최신 기술에 바탕을 둔 초저가 미니 차량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값싼 차를 겨냥해 가격이 낮고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에어백 제어장치 등 70여개를 생산해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치 사장은 친환경 이슈와 관련, “일반 가솔린 엔진에 비해 연료를 12~15% 절약할 수 있는 터보장착 모터와 직접분사 시스템, 연료분사를 최적화하는 연료품질 감지기를 최근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계획보다 1년 앞당겨 연료품질 감지기를 개발한 덕분에 수익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콘티넨탈은 1987년 한국에 진출했으며 현재 이천과 청원 두 곳에 공장을 두고 있다. 브레이크시스템, 파워트레인 및 섀시부품, 인포테인먼트 솔루션, 전장부품 등을 생산하며 올해 1조60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