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에세이] '준비된 인재'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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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보다 경험·수용성이 더 중요…성공한 사람 뒤엔 오랜 노력있어
김용환 < 한국수출입은행장 yong1148@koreaexim.go.kr >
김용환 < 한국수출입은행장 yong1148@koreaexim.go.kr >
휴일의 끝자락, 마루에서 갑작스럽게 웃음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인가 보니 TV에서 한 유명 개그맨이 천연덕스런 표정으로 외발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16년 동안 갈고닦은 솜씨란다. 물론 웃자고 하는 말이겠지만, 보통 사람이 여간해선 하기 힘든 재주를 불과 1주일 만에 연마하기 위해 얼마나 피나는 준비와 노력을 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단 5분여를 위해 말이다.
우린 그 개그맨이 주는 겉으로 드러난 웃음보다 여기에 숨은 과정들에 더 큰 찬사와 박수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그는 데뷔 전 각종 무술 등을 연마하고 여러 직업을 거쳤다고 한다. 아마도 그의 그런 마부작침(磨斧作針)의 마음가짐이 오늘날 그를 개그계 최고의 위치에 오르게 했을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공한 이들의 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한결같이 준비한 사람이었단 걸 알 수 있다. 말콤 글래드웰 토론토대 교수는 《아웃라이어》란 자기계발서에서 “성공은 무엇보다 한 가지 일을 열정적으로 1만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훈련한 결과의 부산물”이라고 했다. 1만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하루에 3시간, 1주일에 스무시간씩 10년을 반복해야 한다. 성공은 목표를 향해 1만시간 이상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준비의 자세에서 나오는 것이다.
벌써 12월이다. 취업 시즌을 맞은 우리 은행도 새내기 식구를 맞이하느라 분주하다. 수많은 지원자 중 옥석을 가려내 인재를 찾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소위 말하는 스펙만으론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다들 뛰어난 외적 조건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학점, 토익 점수와 자격증보다는 남들이 해보지 못한 폭넓은 경험과 높은 수용성을 지닌 젊은이를 더 선호한다. 오감(五感)을 통해 머릿속 깊숙이 입력된 본인만의 경험은 단순히 책상머리맡에서 책장을 넘기며 배울 수 없는 그 어떤 생동감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유사시 순발력과 응용력을 발휘해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사람들은 대개 이런 경험들을 밑바탕으로 한다. 그들이 바로 ‘준비된 인재’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 역사소설 삼국지에 ‘삼고초려(三顧草廬)’란 말이 나온다. 제갈량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유비가 세 번이나 그를 찾아가 정성을 다한 결과 마침내 진심을 얻어냈다는 일화에서 나온 얘기다. 유비가 제갈량을 찾은 것도 미래를 위해 훌륭한 인적 자원을 미리 확보해 놓고자 하는 속내에서 비롯됐을 터인데 필자도 이런 마음으로 지원자의 됨됨이를 살피고 또 살펴 37명을 새로 맞이했다. 그들이 우리 조직의 미래를 책임질 사람이기에. 그러고 보니 삼국지를 읽은 지도 꽤 오래됐다. 돌아오는 주말엔 미래를 준비할 겸 서재 방에 틀어박혀 밀린 책이나 읽어야겠다.
김용환 < 한국수출입은행장 yong1148@koreaexim.go.kr >
우린 그 개그맨이 주는 겉으로 드러난 웃음보다 여기에 숨은 과정들에 더 큰 찬사와 박수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그는 데뷔 전 각종 무술 등을 연마하고 여러 직업을 거쳤다고 한다. 아마도 그의 그런 마부작침(磨斧作針)의 마음가짐이 오늘날 그를 개그계 최고의 위치에 오르게 했을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공한 이들의 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한결같이 준비한 사람이었단 걸 알 수 있다. 말콤 글래드웰 토론토대 교수는 《아웃라이어》란 자기계발서에서 “성공은 무엇보다 한 가지 일을 열정적으로 1만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훈련한 결과의 부산물”이라고 했다. 1만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하루에 3시간, 1주일에 스무시간씩 10년을 반복해야 한다. 성공은 목표를 향해 1만시간 이상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준비의 자세에서 나오는 것이다.
벌써 12월이다. 취업 시즌을 맞은 우리 은행도 새내기 식구를 맞이하느라 분주하다. 수많은 지원자 중 옥석을 가려내 인재를 찾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소위 말하는 스펙만으론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다들 뛰어난 외적 조건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학점, 토익 점수와 자격증보다는 남들이 해보지 못한 폭넓은 경험과 높은 수용성을 지닌 젊은이를 더 선호한다. 오감(五感)을 통해 머릿속 깊숙이 입력된 본인만의 경험은 단순히 책상머리맡에서 책장을 넘기며 배울 수 없는 그 어떤 생동감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유사시 순발력과 응용력을 발휘해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사람들은 대개 이런 경험들을 밑바탕으로 한다. 그들이 바로 ‘준비된 인재’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 역사소설 삼국지에 ‘삼고초려(三顧草廬)’란 말이 나온다. 제갈량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유비가 세 번이나 그를 찾아가 정성을 다한 결과 마침내 진심을 얻어냈다는 일화에서 나온 얘기다. 유비가 제갈량을 찾은 것도 미래를 위해 훌륭한 인적 자원을 미리 확보해 놓고자 하는 속내에서 비롯됐을 터인데 필자도 이런 마음으로 지원자의 됨됨이를 살피고 또 살펴 37명을 새로 맞이했다. 그들이 우리 조직의 미래를 책임질 사람이기에. 그러고 보니 삼국지를 읽은 지도 꽤 오래됐다. 돌아오는 주말엔 미래를 준비할 겸 서재 방에 틀어박혀 밀린 책이나 읽어야겠다.
김용환 < 한국수출입은행장 yong1148@koreaexim.g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