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1조弗 시대] 부품·소재산업 키우고 개도국 진출 확대를
한국에 앞서 연간 무역액 1조달러 클럽에 가입한 나라는 미국 독일 중국 일본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8개국이다. 하지만 그후에도 1조달러 무역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작년 기준으로 미국 독일 중국 일본 프랑스 네덜란드 등 6개국뿐이다.

전문가들은 1조달러 클럽에서 탈락한 영국과 이탈리아를 반면교사로 삼아 2조달러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국과 이탈리아는 둘 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과 2010년에 무역 규모 1조달러를 달성하지 못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영국은 금융산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 그대로 노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탈리아는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미래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가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주력산업의 수출시장 다변화와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가 향후 2조달러 달성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지적한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이를 위해 “부품·소재 산업 육성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대표적 수출품목인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의 대일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부품 소재 부문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대일 무역적자는 2001년 105억달러에서 2010년 243억달러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임일섭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센터장은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의 중산층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판로 확대를 주문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현재의 경제 정체기를 벗어난다 해도 소비를 급격하게 늘릴 수 없다”며 “중국과 인도 등의 중산층은 한국의 1980년대 후반처럼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