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약탈 조선왕실의궤 90년만에 완전 귀환
고종은 명성황후로부터 황태자 순종을 얻었다. 후궁 귀인 장씨에게서는 둘째 이강(의화군), 후궁 귀인 엄씨로부터 이은(영친왕)을 얻었다. 고종은 1894년 대한제국 성립 후 황제가 됐으므로 아들을 군(君)이 아닌 왕(王)으로 봉하는 의식을 진행했다. 이 의식이 의왕영왕책봉의궤에 담겨 있다.

의왕영왕책봉의궤를 포함해 일제 식민지배 때 일본으로 강제 반출된 조선왕실의궤 등 일본 궁내청 소장 우리 도서가 6일 반환된다.

외교통상부는 “일본 정부가 외교경로를 통해 6일 오후 궁내청 소장 도서를 반환하겠다고 통보해왔다”며 “양국이 합의한 방법과 절차에 따라 반환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5일 말했다.

반환 도서는 6일 오후 도쿄 인근 나리타 공항에서 두 대의 대한항공편(KE 702, KE 704)에 나눠 실릴 예정이며 오후 3시35분과 4시35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서가 도착하면 박석환 외교부 제1차관과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가 인수인계를 확인하는 구상서 교환 절차를 거쳐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송, 보관된다.

90년 만에 고국 품에 안기는 일본 궁내청 소장 우리 도서는 150종 1205책으로 조선왕조의궤 81종 167책이 포함된다. 6일 돌아올 도서는 대례의궤 1책과 왕세자가례도감의궤 2책, 정묘어제 2책 등 지난 10월19일 반환된 3종 5책을 제외한 147종 1200책이다. 초대 조선통감인 이토 히로부미가 반출한 도서가 66종 938책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귀환 도서 중에 단일 책으로는 대한제국기에 나온 증보문헌비고가 2종 99책으로 부피가 가장 크다. 대전회통 1종 1책도 들어 있다.

조선왕실의궤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문화재로 1922년 조선총독부가 80종 163책을 일본에 기증했으며 이와 별도로 일본 궁내청이 1종 4책을 구입했다.

이토 히로부미가 반출한 도서는 1906년부터 1909년 사이 한·일관계 조사자료로 쓸 목적으로 반출한 77종 1028책 가운데 1965년 한·일 문화재협정에 따라 반환된 11종 90책을 제외한 잔여분이다. 이들 도서 중 5종 107책은 국내에 없는 유일본으로 추정된다. 조선중기 충무공 이순신의 시문집인 ‘이충무공 전서’ 1종 8책이 포함돼 있다.

증보문헌비고는 우리나라의 역대 문물제도를 정리한 백과사전으로 ‘동국문헌비고’를 보강해 정리한 완성판이고, 대전회통은 1865년 편찬된 조선시대 마지막 법전으로 우리 행정법 체계의 근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화재청은 조선왕실 도서가 90년 만에 무사히 귀환했음을 알리는 환수 고유제를 오는 13일 종묘 정전에서 개최한다. 27일부터 내년 2월5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도서 특별전도 연다. 오대산사고와 월정사에서 국민환영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강원도,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 등과 협의 중이다.

조수영/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