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발걸음이 분주해진 상장사들이 있다. 재무구조가 부실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12월 결산법인들이다.

이들은 연말까지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해소해 내년 3월 말 사업보고서에 반영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이다. 코스닥 12곳과 유가증권 4곳이 해당된다. 이들은 매출 30억원 미만이나 자본잠식률 50% 이상 등의 사유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유증, BW 등으로 자본 늘리기

코스닥 관리종목 중 8곳이 최근 3개 사업연도 가운데 자기자본 50%를 넘는 손실 사유로 관리종목에 편입됐다. 엔엔티 더체인지 포인트아이 헤스본 대국 등이다.

이에 따라 엔엔티 대국 등은 손실 규모를 상대적으로 낮게 보일 수 있도록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을 통한 자기자본 늘리기에 나섰다. 반도체 LDI 패키징업체인 엔엔티는 3분기 말까지 자기자본(121억원) 대비 52%가 넘는 6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달 두차례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12억원가량 자본금을 늘려 순손실 규모를 자기자본 대비 47%로 낮췄다.

헤스본은 지난달 14일 관계사인 안단테푸드로부터 40억원 규모의 토지를 증여받아 자기자본을 169억원으로 늘렸다. 이어 10억원 규모의 BW 발행을 결정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책을 내놓은 상태다.

실적 올리기

올 3분기 말까지 매출 30억원에 미달된 종목들은 4분기 실적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6억7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던 한림창업투자는 올 3분기 누적 매출이 5억원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2년 연속 같은 사유를 반복하면 바로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업종 특성상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며 “적절한 방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인트아이도 3분기 누적 손실(13억원) 규모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10월 SK C&C로부터 14억원 규모의 물량을 수주, 4분기 실적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며 “수주를 통해 손실 규모를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감자·합병도 해소 방안

아이스테이션(89%) 디브이에스(74%) 등은 자본 잠식률이 50% 이상으로 연말까지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이중 디브이에스는 감자로 318억원인 자본금을 31억원으로 줄였다. 우량 회사와 짝짓기를 시도한 업체도 있다. 더체인지는 자기자본 318억원을 초과한 323억원 손실을 기록한 이후 디지탈아리아와 합병을 발표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