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재정위기로 기업들의 자금 사정도 나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6일 '최근 기업 자금사정 진단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실물경기 하락세와 금융시장 불안전성 확대로 기업들의 영업ㆍ재무활동과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지표가 일제히 악화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2009년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분야별로는 제조업BSI가 84로 2009년 8월(86) 이후 최저 수준이었고, 중소기업BSI는 지난 1월에 82를 나타내 2009년 5월(82) 이후 최저였다.

지금사정 BSI는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긍정적인 응답이 부정적인 응답보다 많은 것이고, 100 이하면 반대를 나타낸다.

기업 자금사정이 악화된 이유로는 '영업활동 둔화로 인한 현금흐름 악화' '금융시장 불안정성 증가에 따른 기업자금 공급 위축' '신용리스크 관리 강화로 인한 기업 대출금리 상승' 등을 꼽았다.

실제로 기업들이 영업활동을 통해 확보한 현금은 업체당 평균 23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72억원의 86% 수준으로 줄었다.

이와는 달리 기업들의 투자활동에 소요된 현금은 업체당 평균 35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 증가해 영업과 투자활동의 결과로 발생한 현금 부족분(업체당 평균 122억원)은 2008년 상반기 이후 가장 많았다.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금융기관들의 대출태도도 강화 기조로 돌아섰다.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2011년 2분기 22에서 3분기 19, 4분기 13으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태도지수는 13에서 6, 3으로 하락했다. 대출태도지수가 낮을수록 은행이 대출에 소극적이라는 뜻이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2009년 12월 1.09%에서 2010년 12월 1.30%, 2011년 10월 1.83%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보다는 낮지만 상승세를 지속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 자금 사정과 관련된 경영ㆍ금융시장 여건이 앞으로도 악화될 소지가 높다고 지적했다.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미국 등 선진국 경기 하락 등으로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영업활동을 통한 자금 유입은 원활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정책 당국은 기업 자금조달의 장기화를 유도해 채권 등의 만기 집중에 따른 시장 교란을 완화해야 한다"며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금융안정기금 조성 등의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