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챙기며 달리자…'속풀이 음료'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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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소비 감소 불구 올 시장규모 2000억 넘어
6일 시장조사업체 AC닐슨에 따르면 올해 숙취해소음료 매출은 작년보다 24.1% 성장한 195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엔 19.9% 더 늘어 2347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국세청이 집계한 지난해 우리 국민 1인당 소주 소비량은 66.6병, 맥주는 100.8병으로 2008년 이후 계속 낮아지고 있다.
술 소비는 줄어드는데 숙취해소음료 판매는 왜 늘어나는 걸까. 업계에선 ‘내 몸 챙겨가며 술 마시는’ 젊은 층과 여성 소비자가 꾸준히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길재원 CJ제일제당 헬스케어마케팅팀 부장은 “1990년대 초반엔 여성 소비자 비중이 제로(0)에 가까웠지만 최근엔 30%를 넘어섰다”며 “술을 즐겁게 마시자는 쪽으로 음주문화가 달라진 것이 매출 증가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숙취해소음료 시장은 당분간 안정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5년 뒤인 2016년엔 전체 시장 규모가 3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숙취해소음료는 CJ제일제당 ‘컨디션’(53%), 그래미 ‘여명808’(28%), 동아제약 ‘모닝케어’(18%)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12월에 대목을 맞는다. 한 해 매출에서 12월이 차지하는 비중은 25~50%에 달한다.
이들 3사는 연말 홍보전략의 초점을 ‘체험 마케팅’과 ‘음주문화 캠페인’에 맞추고 있다. 임직원들이 총출동해 도심 유흥가를 돌며 제품을 직접 나눠주는 것은 물론 ‘술을 적당히 마시고 안전하게 귀가하라’는 뜻에서 택시비를 지원하기도 한다.
숙취해소음료 성분도 꾸준히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컨디션을 처음 출시했던 1992년엔 콩나물에 들어있는 ‘아스파라긴산’을 내세웠지만, 2009년 헛개나무 추출물로 성분을 바꿨다.
동아제약도 2005년 선보인 모닝케어를 지난달 말 새단장했다. 숙취해소 물질을 일본산 글루메이트 대신 특허 출원한 국내산 미배아 대두 발효추출액으로 바꿨다. 여명808을 통해 성공한 중소기업인 그래미는 미국, 일본 등을 포함한 해외 수출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