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스마트폰 앱으로 암 진단
독일 뮌헨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의 시골도시 바드번바흐에 있는 포토핀더(대표 루돌프마이어)는 종업원 40명의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환자가 집에서 암에 걸렸는지를 진단받을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해 전 세계의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또 스마트폰을 통해 의사로부터 암 발병 여부를 진단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1991년 루돌프마이어와 안드레아스마이어 부자가 함께 설립한 이 회사는 처음엔 정밀영상 사업을 시작했다. 어떤 사물을 얼마나 세밀하게 영상으로 찍을 수 있는지를 개발해내는 사업이었다. 1994년 이 회사는 사람의 피부를 분자단위까지 세밀하게 촬영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의료 분야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피부세포를 주기적으로 찍어 저장하면 피부암을 진단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의료 분야에 진출한 것이다.

덕분에 독일 남부 특유의 파란 들판 옆에 빨간 기와지붕공장을 가진 포토핀더는 올 들어 전 세계 의료기관으로부터 밀려드는 주문을 받기에 바쁘다.

팔레스카하인리히 포토핀더 마케팅 담당 이사는 “우리는 앞으로 가정에서 간단한 도구로 임신여부를 판단하듯 스마트폰으로 암 발병 여부를 스스로 진단해볼 수 있는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에서 혼자 스마트폰으로 의료진단을 받을 수 있는 즉시진단테스트(POCT·point of care testing)산업은 국제의료기기전시회(MEDICA·11월16~19일·뒤셀도르프)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미 독일에서만 300여개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스마트폰을 활용해 각종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MEDICA 관계자는 설명했다.

POCT는 이미 세계적으로 30억유로(4조7000억원)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독일에서만 의료 관련 앱을 개발한 업체는 이미 1000개사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최대 통신회사인 도이체텔레콤(DT)은 이미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건강 소프트웨어 시스템인 비타독(VitaDock)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DT는 또 로만버크너컨설팅사와 공동으로 아이패드를 통해 환자를 체크할 수 있는 ‘체크패드’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뒤셀도르프=이치구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