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베버의 '안단테와 헝가리풍의 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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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베이스와 더블베이스가 같은 종류의 육중한 현악기를 가리키는 다른 이름이듯이 파곳과 바순도 같은 목관악기를 지칭하지만 지역에 따라 구분된다. 유럽에서는 파곳으로, 미국에선 바순으로 통용되는 것이다. 악기의 총길이는 2.6m에 달하지만 중간에 한 번 접혀서 겉으로는 절반쯤의 길이로 보인다.
이 악기의 흥미로운 점은 저음의 목관악기답게 어둡고 구슬픈 분위기에 어울리는가 하면 정반대로 아주 신랄하고 희극적인 표현에도 능하다는 것이다.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교향곡의 첫 주제가 비극적인 분위기의 파곳을 대표한다면 유머러스한 분위기의 사례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이지만 칼 마리아 폰 베버(1786~1826)의 ‘안단테와 헝가리풍의 론도’를 으뜸으로 꼽고 싶다.
이 곡은 원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해 작곡되었다가 나중에 파곳과 피아노용으로 편곡되었다. 그런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비올라로는 안단테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반면 파곳으로 연주하면 론도 부분의 익살이 압권이기 때문이다. 론도란 중요한 주제가 에피소드를 끼고 반복되는 형식이다. 클라리넷과 파곳의 달인이었던 베버의 유머는 이처럼 반복되는 주제를 통해 단번에 우리 귀에 꽂힌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
QR코드 찍으면 선율과 함께 동영상이 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