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헌 씨 부부 이혼소송 홍콩서도 낸 까닭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외동아들 재헌씨(46·사진) 부부가 한국과 홍콩에서 이혼소송 중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재헌씨는 지난 10월 아내 신정화 씨(42)와 재미교포 조모씨를 상대로 이혼 및 위자료 등 청구소송을 서울가정법원에 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신씨는 홍콩 법원에 재헌씨를 상대로 역시 이혼 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헌씨 부부가 한국과 홍콩 양국에서 이혼 소송을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판사는 “이혼소송이 우리 법원과 다른 나라 법원에 각각 제기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며 “소송 당사자의 거주지, 최후 주소, 국적에 따라 여러 나라 법원에 재판권이 있는 경우에는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각국 법원마다 이혼재판 절차 등이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절차상 본인에게 유리한 국가 법원을 선택하기도 하고, 현재 거주하는 국가 법원을 편의상 선호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변호사는 “승소 판결을 받더라도 상대 배우자가 외국에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분할하려면 애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부부가 모두 한국 국적이라도 한쪽 배우자의 재산 중 상당 부분이 해외에 있는 경우에는 한국 법원에서 확정된 승소 판결을 바탕으로 외국에서 재산 가압류 등 분할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상대방이 협조해 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거부할 경우에는 다시 해외 법원에서 집행 판결을 받아내 강제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당사자가 같은 사안을 놓고 다른 나라 법원에서 재판을 벌이다 각각의 법원에서 상이한 판결을 내릴 경우에는 문제가 복잡해진다. 한 변호사는 “다른 국가 법원끼리 판결 결과가 충돌하면 집행 판결을 받을 때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재헌씨는 법무법인 바른 소속 변호사 2명을 대리인으로 선임해 위자료 1억원과 자녀 3명의 양육권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에서 소송을 제기한 신씨도 이혼 및 재산분할, 자녀 양육권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990년 결혼했으며, 신씨는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의 장녀다. 재헌씨는 미국에서 조지타운대 로스쿨 졸업 후 미국 로펌 화이트 앤드 케이스 홍콩지사에 근무하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