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1500만TEU 7일 돌파…'슈퍼허브항' 우뚝
6일 오후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의 PNC(부산신항만주식회사) 부두 8번 선석. 파란색의 대형 크레인이 부두에 대기 중이던 스위스 국적의 MSC사 선박 테레사호(15만3115t)에 675개의 중국과 유럽쪽 수출용 컨테이너(TEU,6m짜리 컨테이너 기준)를 싣느라 쉴 틈이 없을 정도로 분주했다. 수송 트럭들도 부두 내 야적장에 수출대기 중이던 컨테이너들을 부두 안벽으로 옮겨오기 위해 줄을 잇고 있었다. 야적장에는 수출을 기다리고 있는 컨테이너가 4~5단씩 빼곡히 쌓여 있었다. 김두한 PNC 대리는 “수출입물량이 크게 늘면서 크레인이 시간당 35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하고 있다”며 “전국 컨테이너 화물의 75%를 처리하고 있는 부산항은 연간 하루도 쉬지 않고 가동되면서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항 1500만TEU 7일 돌파…'슈퍼허브항' 우뚝
부산항의 물동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1479만3000개를 처리한 2011년도 부산항의 올해 누적 컨테이너 물동량이 7일 1500만개를 돌파한다. 연말까지는 부산항 개항 이래 최대인 1600만개를 넘어서 1620만개에 접근하게 된다. 하루 4만4000여개를 처리해 중국 상하이와 선전,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5위의 컨테이너 항만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연간 최고 물동량은 지난해 기록한 1419만개. 올 들어 11월까지 부산항이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1295만개)보다 14.2% 증가했다.

국토해양부와 BPA는 7일 오후 부산 신항의 첫 번째 컨테이너터미널인 부산신항만에서 ‘부산항 컨테이너 1500만TEU 달성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에는 권도엽 국토부 장관을 비롯해 허남식 부산시장, 김두관 경남도지사, 노기태 BPA 사장, 선사와 터미널 운영사 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해 부산항의 높아진 위상을 자축할 예정이다.

부산항은 1978년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부두인 자성대터미널이 개장하면서 세계 물류시장에서 컨테이너 중심 항만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33년 만에 30배가 넘는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항만으로 성장했다. 1978년 당시 부산항이 처리한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총 50만6556개였다.

부산항의 물동량 호조세는 동북아시아 중심에 위치한 부산항으로 세계 선사들의 환적 화물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짙은 안개 때문에 중국 칭다오와 다롄항 등 북중국 항만들이 폐쇄되는 일이 자주 생기면서 선사들이 뱃머리를 부산으로 돌리는 바람에 중국 환적화물과 미국 환적화물이 크게 늘었다. 환적화물을 유치하기 위해 BPA가 주요 글로벌 선사들을 찾아다니며 ‘타깃 마케팅’을 벌인 것도 힘을 보탰다. 부산항 입항선박에 입출항료와 접안료 같은 항비를 감면해주고 환적화물 인센티브를 준 것도 환적화물 증가에 큰 보탬이 됐다.

노 사장은 “유럽발 재정 위기 같은 악재 속에서도 부산항이 올해 목표치 1500만개를 넘는 역대 최대 처리실적을 기록해 세계 5위 항만자리를 지킬 것”이라며 “북항재개발사업을 가시화하고, 적극적인 해외마케팅과 환적화물 늘리기에 더 힘을 쏟아 동북아 중심항만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