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충격…"삼고초려 하겠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돌연 사퇴하자 산업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 농협 하나은행 등 팬택 채권은행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팬택이 워크아웃 졸업을 위한 협의를 채권단과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나온 것이어서 채권은행들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6일 “정확한 사퇴 이유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표를 들었다”며 “아마도 지쳐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고초려를 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팬택의 정상적인 경영과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서는 박 부회장의 리더십이 여전히 필요한 만큼 사퇴를 번복하도록 직접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의 후임을 논의하는 것도 시기상조라는 게 채권단의 판단이다.

산은 관계자는 또 팬택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과 관련해 박 부회장과 채권단 사이에 불화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자금지원을 위한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이었고 신디케이트론을 하려고 했는데…”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박 부회장의 갑작스런 사퇴가 팬택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박 부회장의 리더십과 팬택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팬택이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예전의 위상을 조금씩 찾아가는 상황에서 리더십 공백이 팬택 회생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