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4G LTE 음성통화 파격 제공…가입자끼리 무제한 통화
KT가 8일 시작하는 4G(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에서 가입자 간에 사실상 무제한 음성통화를 제공한다. 대신 3G에서 데이터 총량에 포함시켜 놓았던 테더링(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폰 등의 단말기를 이용해 PC 등 다른 기기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방식) 서비스를 별도로 떼어내 테더링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또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과 마찬가지로 3G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4G 서비스에서는 없애기로 했다. KT는 이 같은 내용을 8일 서울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이석채 회장과 표현명 개인고객부문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할 예정이다.

◆가입자 간 음성통화 무제한

7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KT 4G LTE 요금제’에 따르면 KT는 LTE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정액요금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가입자 간 음성통화량을 사실상 무제한에 가깝게 제공하기로 했다.

KT는 월정액 요금제로 LTE-340부터 LTE-1000까지 7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월정액 6만2000원인 LTE-620 상품부터는 가입자 간 음성통화 기본제공량이 크게 늘어난다. 예를 들어 LTE-620에서 음성통화는 기본 350분이 제공되지만 이는 타사 가입자와의 통화에 해당되고 KT 가입자끼리는 3000분까지 추가 비용 없이 통화를 할 수 있다. LTE-720에서는 가입자 간 음성통화량이 5000분으로 늘어나고 LTE-1000에서는 1만분까지 제공된다. 무제한 통화나 다름없다.

기존 3G 요금제 기준으로 월 9만5000원 정액제 상품에서 제공되던 가입자 간 무제한 통화 기능을 4G에 도입하면서 월정액 요금 수준을 크게 낮춘 것이다.

KT가 4G에서 음성통화 제공량을 대폭 늘린 것은 시장의 변화, 경쟁사의 움직임 등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2G 시대에 월 300분 안팎이던 가입자 1인당 평균 음성통화량은 3G 시대로 오면서 200분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대신 데이터 통화량은 최근 1년 새 21배 폭증했다. 따라서 음성통화를 무제한에 가깝게 제공한다고 해도 그만큼 쓰는 사람이 드물고, 가입자 간 통화에 국한되는 만큼 큰 부담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테더링 요금은 비싸게 책정

KT는 부담없는 음성통화를 대폭 제공하는 대신 많은 이용자들이 유용하게 쓰고 있는 테더링 이용을 데이터 통화량에서 제외했다. 기존 3G에서는 기본 데이터 통화량 내에서 테더링을 마음대로 쓸 수 있었지만 4G에서는 테더링을 이용할 경우 기본 데이터량과 별도로 요금을 내야 한다.

문제는 이 요금이 엄청나게 비싸다는 점이다. 테더링 요금제는 0.5KB당 1.3원으로 기본 제공되는 데이터 사용량을 초과했을 때 적용되는 데이터 종량 요금제(0.5KB당 0.01원)보다 무려 130배나 비싸다. 10MB만 사용해도 2만6620원의 요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테더링은 3G에서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한 스마트폰을 활용한 인터넷 이용 방법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이 되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면 이 스마트폰을 무선인터넷 AP(접속포인트)처럼 활용해 노트북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테더링을 제외한 이유는 4G에서까지 테더링을 데이터 요금제에 포함할 경우 데이터 통화량이 폭증할 뿐 아니라 자사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마저 잠식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예를 들어 한 달에 1GB 안팎의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은 월 3만원의 초고속인터넷을 신청하기보다는 스마트폰으로 테더링해 쓰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4G LTE는 다운로드 속도가 75Mbps로 100Mbps인 초고속 인터넷과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KT는 8일 오전부터 바로 4G LTE 서비스를 시작한다. 서울 종로구, 영등포구, 중구, 서초구, 강남구 등 5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고 연말까지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프로모션 기간으로 정하고 가입자들에게 기본 제공량 외에 추가 데이터를 제공한다. 월 9000원을 추가로 내면 데이터 요금제 걱정 없이 무제한 쓸 수 있는 안심 옵션 서비스도 실시한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