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매장 내년 200개로 확대 … 베트남·싱가포르도 진출"
“성장의 중심축을 국내에서 해외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시아지역과 미국, 중남미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조상호 SPC그룹 총괄사장(60·사진)은 8일 “파리바게뜨 성공의 근간이 된 브랜드·시스템·고객만족 경영 방식을 해외 시장에 적극 접목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조 사장은 “국내에서는 신도시 같은 신상권을 중심으로 기존 브랜드의 점포를 여는 반면 스무디 브랜드인 잠바주스 등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여 꾸준한 성장을 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SPC그룹의 주력 사업부문인 파리바게뜨가 올해로 25년이 됐습니다. 개설 점포 수가 3000개를 넘어섰는데, 성장 비결은 무엇인가요.

“먼저 차별화된 베이커리 선진 프랜차이즈 시스템 도입을 꼽을 수 있습니다. 파리바게뜨는 국내 최초로 ‘베이크 오프(bake-off)’ 시스템을 도입했죠. 이 때문에 완제품을 진열 판매하는 기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와 달리 파리바게뜨는 매장에서 갓 구워낸 신선한 빵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시스템 경영’을 도입해 효율적인 시너지 효과를 올리는 동시에 고객만족을 이끌어 냈다고 자평합니다. 둘째로 60여년의 베이커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최고의 품질과 트렌드를 이끄는 끊임없는 제품 개발입니다. 업계 최초로 식품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고, 이곳에서 매달 15~20여가지의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죠. 마지막으로 ‘가맹점이 성공해야 본사도 발전할 수 있다’는 가맹점의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한 상생 경영철학도 바탕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파리바게뜨는 국내 식품부문이 중국에 진출해 성공한 몇 안 되는 브랜드로 꼽히고 있습니다.

“중국 사업을 시작하기 전 충분한 현지 시장조사와 진출 전략을 세운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현지에 직원을 파견해 수년 동안 식음료와 외식시장은 물론 상권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분석을 진행해 치밀한 진출 전략을 마련했죠. ‘브랜드 빌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것도 하나의 성공 요인입니다. 현지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초기부터 다양하고 차별화된 마케팅과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케이크교실 행사는 현재까지 총 500회를 진행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대회 파트너로 참여해 꾸준히 인지도를 높였고요. 거기에 현지인들의 기호와 선호도를 분석해 현지화 제품을 출시하는 등 유연한 대응으로 중국인들의 마음을 얻었습니다.”

▶던킨도너츠와 배스킨라빈스는 미국 브랜드인데도 다른 나라에 비해 국내 성장이 두드러진 이유는 뭡니까.

“미국 본사에서 중국 일부 지역의 영업을 SPC에서 맡아주길 원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인 배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를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현지화한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죠. 국내에는 없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과 도넛 시장을 개척한 원동력은 60여년간 쌓아온 제과·제빵기업의 노하우가 바탕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미국 이외 지역에는 유일하게 자체 원두 로스팅 공장도 설립했습니다. 신선한 커피를 제공하고 수출까지 하게 됐죠. 특히 제빵기업의 노하우를 접목해 발전시킨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국내의 독보적인 기술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미국에 역수출하고 있습니다.”

▶국내 식음료 및 프랜차이즈 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성장의 중심축을 국내에서 해외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상하이와 베이징을 중심으로 현재 60여개에 이르는 중국 내 파리바게뜨 매장을 올해 80여개, 내년에는 150여개까지 늘릴 겁니다. 미국에서는 교포 상권에서 벗어나 주류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방침이고요. 내년초 베트남과 싱가포르에 신규 진출하고, 중동과 중남미 진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내년 해외 점포 수를 총 200여개로 늘릴 예정입니다.배스킨라빈스는 고급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연간 20만개씩 중동과 중국에 수출하고, 던킨도너츠도 국내에서 로스팅한 신선한 커피원두를 동남아에 파는 등 다각적인 글로벌 사업을 펼쳐 나가기로 했습니다.”

▶국내 시장에선 어떻게 하실 건가요.

“신도시 같은 신상권을 중심으로 기존 브랜드의 점포를 열 계획입니다. 올해 론칭한 미국 1위 스무디 브랜드인 잠바주스 같이 새롭게 선보인 브랜드를 통해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겁니다. 잠바주스는 현재 1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연내 17개까지 늘리게 됩니다. 웰빙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어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봅니다.”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인 은퇴기를 맞고 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국내에도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해 현재 2800개 가까운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있습니다. 물론 창업으로 성공을 이루기 위한 첫걸음은 신뢰할 수 있는 안정적인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게 모두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본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창업자 스스로가 경영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기본적인 제품관리, 인력관리는 물론 고객과 자기 점포가 속한 상권에 대한 분석, 그리고 시장 트렌드의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고 봅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