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 '자기완결형 프로젝트' … 신입사원에 자신감 '팍팍'
신세대 신입사원들의 조기 이직이 기업에 부담을 주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09년 입사한 신입사원 중 1년도 지나지 않아 퇴사한 사원의 비율이 대기업은 13.9%, 중견기업은 23.6%, 중소기업은 39.6%에 달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최근 조사에서는 신입사원의 23.8%가 ‘구체적인 이직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답했고, 18.2%는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신입사원 조기 이직이 늘어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 ‘파랑새 증후군’이다. 지금 다니는 직장보다 더 좋은 직장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끊임없이 새로운 직장을 찾는 것이다. 취업난이 장기간 지속된 탓에 눈높이를 낮춘 하향 지원과 전공이나 적성과 무관하게 일단 취업하고 보자는 식의 ‘묻지마 지원’이 많아진 것이 원인이다.

둘째, 스스로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셀프홀릭(self-holic) 증후군’이다. 신세대 신입사원들은 외국어와 해외연수, 인턴 경력 등을 갖추고 있어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신입사원들은 입사 초기 문서복사 등 허드렛일이나 단순 반복업무를 하면서 직무에 불만을 갖기 쉽다. 업무에 대한 불만이 쌓이면 비전이 없다고 느낀 나머지 이직을 준비하는 것이다.

어른이 돼서도 어린이처럼 보호를 받으려는 성향을 뜻하는 ‘피터팬 증후군’도 조기 이직의 원인이다. 신세대 신입사원들은 기성세대의 문화에 거부감을 느끼는 한편 어려운 일에 부닥치면 극복하려 하기보다는 회피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기업이 채용과 교육에 들이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신입사원의 조기 이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우선 기업 고유의 선발 방식을 찾아야 한다. 회사 특성과 직무에 맞는 선발 방식을 채택해 적합한 경력과 적성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다. 회사가 하는 일과 입사 후 하게 될 일 등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 입사 지원자의 과도한 기대감을 낮추고 지원자 스스로가 자신의 역량에 대해 돌아보게 할 필요도 있다.

신입사원에게는 입사 초기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입사 초기의 성공 경험은 신세대의 ‘셀프홀릭 증후군’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프록터앤드갬블(P&G)의 ‘자기완결형 프로젝트(early responsibility)’가 좋은 예다. P&G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업무 기획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신입사원이 책임지고 경영진에게 보고하도록 한다. 도전과제를 완수한 신입사원은 성취감과 함께 어려운 일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다.

아울러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직무별 성장 경로를 제시해 주면 신입사원 스스로가 비전을 갖고 목표를 세우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선배 임직원들은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신입사원들의 정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신입사원 스스로 노력도 중요하다. 업무 능력을 쌓기 위한 노력과 함께 입사 초기부터 본인의 장점과 단점을 분석해 경력 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주어진 일이 불만족스럽거나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성장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는 긍정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서형택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hyeongtaek.seo@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