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서 '金겹살'이라더니…온라인서 100만개 팔려나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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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고물가·이상기온 3중고 속 ‘삼겹살’ 가장 많이 팔려
고물가·국산 캐릭터·비·중성 패션·스마트폰·레저스포츠 등이 트렌드
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에 이어 이상기온까지, 그야말로 3중고를 겪었던 소비자들은 올해 주로 어떤 상품들을 가장 많이 구매했을까?
옥션이 올해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팔려나간 인기 상품을 중심으로 ‘히트상품 10선’을 8일 선정한 결과, 서민들의 대표음식이라 불리는 ‘삼겹살’이 한 해 동안 100만개가 팔려나가며 히트상품 1위를 기록했다.
‘삼겹살’은 올 초 구제역 여파로 가격이 급등하며 한때 판매가 주춤했다. 하지만 농가 구제를 위한 다양한 할인 마케팅과 수입 돼지고기에 부가되던 25%의 관세를 철폐하면서 '수입삼겹살'이 대폭 늘어났다. 이로인해 전체 삼겹살의 수요도 증가했다. 옥션에서만 수입 삼겹살의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3배가 급증했다.
이 같은 수입삼겹살의 활약(?)은 온라인 뿐만이 아니었다. 앞서 롯데마트도 수입 돼지고기의 매출이 대폭 증가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수입 축산물 중 매출 비중이 14.6%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5.3%였던 작년과 비교했을 때 3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 중 미국산 냉장 삼겹살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배 가량 증가했다.
옥션에서 2위는 도시락반찬용 소포장 ‘통조림캔’으로 83만개가 팔렸다. 생선, 채소, 과일 등 원재료들의 가격 인상 및 도시락족 증가는 가공식품 소비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본격적인 디지털TV 시대를 앞두고 저가형 디지털TV(6위)가 인기를 모으면서 올 한해 동안 13만대가 팔려나갔다. 가전 카테고리에서는 유일하게 히트상품 10위 안에 뽑히기도 했다.
국산 캐릭터 상품도 히트상품 반열에 올라섰다. 그 동안 한국시장을 선점했던 외국산 캐릭터 상품들을 제치고 올해는 ‘뽀로로’를 필두로 ‘로보카 폴리’ 등 국산 캐릭터 완구(10위)들이 선전했다. 국산 캐릭터 완구 판매량은 1만5000개로, 이는 전년대비 50% 증가했다.
이상기온 현상도 관련 상품 소비를 주도했다. 그 중 여름 내내 이어진 장마와 폭우는 탄저병 등 흉작으로 이어지면서 ‘고춧가루’ 판매가 급증했다.
주부들의 김장철 미리 수요로 인해 고춧가루는 옥션에서만 19만개(4위)가 팔려나갔다. 이른 장마와 늦여름까지 이어진 폭우로 인해 ‘우기(雨期)’ 상품들이 인기를 모았다. 강한 비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장우산’도 10만개가 팔려나가며 7위를 차지했다.
여성들의 중성적인 패션 스타일인 ‘밀리터리룩’도 5위를 기록했다.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 상승을 반영이라도 하듯, 과거 군용재킷으로 불렸던 ‘야상점퍼’가 당당하고 강한 여성상을 대변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며 8만개 이상 팔려나갔다. 밀리터리 패션에 걸 맞는 여성용 ‘워커’ 역시 디자인이 더욱 다양화되며 7만개 이상 판매되며 인기를 모았다.
스마트폰 열풍도 여전히 뜨거웠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등 여러 대의 IT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유무선 공유기’가 무려 21만대가 팔려나가며 히트상품 전체 3위를 차지했다. 자전거, 유모차, 자동차 등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거치대’도 3만개 이상 팔려나가며 9위를 차지했다.
레저문화 확산과 더불어 일명 ‘자출족(자전거 타고 출근하는 사람)’이 늘며, 관련 의류, 용품 판매량이 크게 뛰어올랐다. 그 중 자전거 전용의류가 남성 구매자들의 관심에 힘입어 전년 대비 35% 증가한 7만건 이상 판매되며 8위를 차지했다. 1만5000개가 판매된 자전거헬멧을 비롯해 전조등, 후미등과 같은 자전거 용품도 많이 팔려 나갔다.
옥션은 2011년 온라인쇼핑 핵심 키워드를 ‘STRESS’로 정리했다. 핵심 소비 트렌드는 ‘경기불황과 고물가’(Stagflation), ‘국산 캐릭터 열풍’(character Toy), ‘장마와 폭우로 대변되는 이상기온’(Rain), ‘중성적인 패션’(Epicene), 그리고 ‘스마트폰 관련 상품’(Smartphone accessories) 및 ‘레저, 아웃도어 상품’(Sports) 등이라는 설명이다.
유수종 옥션사업본부 부사장은 “오랜 경기불황과 물가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그리고 한파와 폭우 등 이상기온으로 올 한해 극심했던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소비자들은 상품 구매에 있어서 저비용, 고효율적인 상품군을 중심으로 합리적인 소비성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