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여섯 달째 연 3.25%로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8일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2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6월 0.25%포인트 인상된 뒤 여섯 달째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물가상승보다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커진 국내 경기의 침체 가능성을 우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로 석 달 만에 다시 4%대로 올라섰다. 물가 급등 요인으로 꼽혔던 금반지를 통계에서 제외했음에도 소비자물가는 4%를 넘어선 것이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8월 5%를 넘어서며 정점을 찍고 10월에는 3.9%로 낮아졌다가 지난달 다시 4.2%로 높아졌다.

물가만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하지만 국내 경기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이번에도 동결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기는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두 달 연속 하락하는 등 선진국 경기 둔화로 수출 증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 이어 중국, 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경기도 둔화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는 2009년 2월에는 사상최저치인 2%까지 내려갔다가 지난해 두 차례, 올해 들어서는 1월과 3월, 6월 총 세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인상됐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