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훈 전 관장의 돌연 사표로 공석이 된 국립현대미술관장의 차기 인선이 이두식 홍익대 교수(64)와 유희영 서울시립미술관장(71),정형민 서울대 동양학과 교수(59)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8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미술계에 따르면 차기 관장 공모에 지원한 10명 중 1차 추천위원의 심사에서 이들 3명이 통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부는 행정능력 평가와 신원조회를 거쳐 이달 말 신임관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우리 화단에서 ‘미술 행정가’ ‘미술계 마당발’로 통한다. 화업 40년 동안 가는 곳마다 ‘최초’라는 기록을 남기며 그동안 역임한 직함만 100여개가 넘는다. 40대 후반에 한국미술협회 최연소 이사장을 역임했고 배구 사랑이 남달라 대학 배구연맹 회장도 맡았다. 아시아 지역 화가로는 처음 이탈리아 로마 플라미니오역에 8m 크기의 대작 ‘축제’을 설치해 화제가 됐다. 2003년 베이징미술관 컬렉션 이후 2008년 상하이시가 한국 작가론 처음으로 10년간 아틀리에를 무상으로 제공받기도 했다.

유 관장은 충남 서천 출신으로 대전고, 서울대 회화과를 거쳐 이화여대 미술학부 교수를 지낸 후 2007년 정년퇴직하고 이 대학 명예교수로 있다. 유 관장은 표현주의적인 추상화로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받고 심사위원을 지냈다.

정 교수는 미국 웨슬리대 서양학과를 졸업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06년부터 미술관장이 인사와 예산 운용의 자율권을 갖고 경영하는 책임경영기관으로 전환됐으며 새로 임명된 관장은 내년 2월 초에 취임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