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 문제는 정치야 !
2012년은 정치 리스크가 실물 및 금융시장을 좌우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신흥시장까지 다양한 정치적·지정학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 노무라증권은 최근 ‘2012년 글로벌 외환시장 전망’에서 내년 시장에 큰 영향을 줄 10대 이슈를 꼽았다.

1순위에는 유로존 붕괴 가능성이 올랐다. 연말이나 적어도 2012년 초까지 독일 정부와 유럽중앙은행(ECB)이 ‘화력’을 강화하는 정치적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유로존은 붕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내 정치적 갈등도 여전히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공화 양당 간 교착 상태가 지속될 경우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올해 말로 끝나는 근로소득세 감면 및 실업수당 연장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0.8%포인트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중동과 아시아 각국의 정치 변동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와 시리아의 정정 불안, 이란과 이라크에서 감돌고 있는 전운은 원자재 시장을 불안으로 몰고 갈 것이란 얘기다. 노무라는 “2012년 원자재값이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태국도 불안하다. 지난 7월 잉락 친나왓 총리의 집권에도 불구하고 그를 지지하는 농촌 빈민들과 군부 및 도시 엘리트 사이의 긴장이 계속되고 있어 계급 간 갈등이 폭발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노무라는 우려했다. 말레이시아는 내년 초 총선에서 나집 툰 라작 총리가 실권하면 정치와 경제가 혼란에 빠져들 전망이다. 파키스탄 테러리스트들이 인도를 공격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동남아 지역에 또 다른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동북아에서는 중국의 권력 이양과 경착륙 리스크, 한국의 대통령선거와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앞둔 북한의 ‘나쁜 행동’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노무라는 내다봤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