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의 아시아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시장이 재정위기 여파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는 반면 동남아시아 중심의 신흥국가들은 꾸준한 경제성장으로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8일 “일본 주요 상장기업 128곳이 올 상반기 영업이익의 48%를 아시아(오세아니아 포함)에서 거둬들였다”고 보도했다. 2009년만 해도 아시아가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대였으나 2년 만에 50%에 근접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기계설비 생활용품 등의 아시아 실적 성장이 두드러진다. 혼다자동차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의 77%를 아시아에서 벌어들였다. 혼다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매출은 제자리걸음이지만 중국 인도 등에선 높은 판매 실적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미쓰비시전기가 아시아에서 거둔 이익은 224억엔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 늘었다. 히타치건설기계도 중국에서 유압기기 매출이 늘면서 아시아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생활용품업체인 유니참은 올 상반기 아시아에서 103억엔의 영업이익을 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구·개발(R&D) 및 마케팅 부문을 아시아로 옮기는 기업도 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중국 상하이 근교에 R&D 거점인 ‘에너지절약·신에너지차 기술센터’를 세우고 현지 부품업체 및 대학 등과 차세대 친환경차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닛산자동차는 인피니티의 판매·마케팅 등 본사 기능을 내년 4월 일본에서 홍콩으로 옮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