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다른 것이 좋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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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다양성 수용' 절실해
서로 다른 잠재력 살리는게 과제
윤용석 <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ysy@leeko.com >
서로 다른 잠재력 살리는게 과제
윤용석 <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ysy@leeko.com >
나는 네 아이의 아버지다. 처음에는 이 아이들이 내 아이니까 나와 같거나 적어도 많이 닮은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길러 보니, 나와는 정말로 많이 다르다. 나와 다를 뿐만 아니라 아이들끼리도 서로 많이 다르다. 같은 부모 밑에서 어떻게 그렇게 서로 다른 사람들이 이 땅에 나왔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거기에 무언가 오묘한 섭리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아이들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상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르기 때문에 한 아이 한 아이가 사랑스럽다.
세월이 흘러 되돌아보니, 우리 부부도 서로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취향도 다르고 개성도 다르고 습관도 다르고 체질도 다르고 거의 모든 것이 다르다. 젊었을 때는 둘이 하나 같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은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 같이 생각됐지만, 세월이 흐르고 보니 역시 나는 독특한 나 자신이고, 배우자 역시 독특한 개성과 인격을 가지고 있는, 나와는 다른 사람이다. 배우자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별로 즐겁지 않은 일도 해 보지만 역시 나에게 잘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었을 때보다 더욱 배우자가 사랑스럽다. 나와 정말로 똑 같았으면 얼마나 싫증나고 징그러울까. 나와 많이 다르니까 더욱 귀하고 소중한 사람이다.
우리가 클 때는 가정, 학교, 사회에서 모두가 똑같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강요받으면서 자랐다. 가족과 친척들도, 학교 선생님들도, 언론 방송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언제나 획일적인 기준으로 모두가 같아야 한다는 잠재의식이 있었다. 고정관념에 비추어 조금 다르면 이상한 사람, 품질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인식됐다. 그것은 공동생활의 예의라든가 질서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선진국에 유학 가서 제일 인상적으로 느낀 것은 거기에서는 다양한 것을 좋아하고, 모두가 똑같기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 사회는 다양한 것을 존중하면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더불어 협동하며 사는 법을 끊임없이 배우고 개선해 나가는 것이 제일 중요한 과제 중 하나였다. 우리가 어릴 때는 그런 것을 거의 배우지 못했다.
사람은 정말로 서로 다르게 태어났다. 얼굴, 체격, 체질이 다를 뿐만 아니라, 저마다 독특한 인격과 개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귀하고 소중하다. 어느 공동체든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조직의 막중한 책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몸 담은 로펌은 직원과 변호사를 합쳐 700명 가까이 근무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다르다. 이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의 개성을 살리고, 어떻게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서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나에게는 제일 크고도 어려운 과제다.
윤용석 <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ysy@leeko.com >
세월이 흘러 되돌아보니, 우리 부부도 서로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취향도 다르고 개성도 다르고 습관도 다르고 체질도 다르고 거의 모든 것이 다르다. 젊었을 때는 둘이 하나 같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은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 같이 생각됐지만, 세월이 흐르고 보니 역시 나는 독특한 나 자신이고, 배우자 역시 독특한 개성과 인격을 가지고 있는, 나와는 다른 사람이다. 배우자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별로 즐겁지 않은 일도 해 보지만 역시 나에게 잘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었을 때보다 더욱 배우자가 사랑스럽다. 나와 정말로 똑 같았으면 얼마나 싫증나고 징그러울까. 나와 많이 다르니까 더욱 귀하고 소중한 사람이다.
우리가 클 때는 가정, 학교, 사회에서 모두가 똑같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강요받으면서 자랐다. 가족과 친척들도, 학교 선생님들도, 언론 방송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언제나 획일적인 기준으로 모두가 같아야 한다는 잠재의식이 있었다. 고정관념에 비추어 조금 다르면 이상한 사람, 품질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인식됐다. 그것은 공동생활의 예의라든가 질서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선진국에 유학 가서 제일 인상적으로 느낀 것은 거기에서는 다양한 것을 좋아하고, 모두가 똑같기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 사회는 다양한 것을 존중하면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더불어 협동하며 사는 법을 끊임없이 배우고 개선해 나가는 것이 제일 중요한 과제 중 하나였다. 우리가 어릴 때는 그런 것을 거의 배우지 못했다.
사람은 정말로 서로 다르게 태어났다. 얼굴, 체격, 체질이 다를 뿐만 아니라, 저마다 독특한 인격과 개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귀하고 소중하다. 어느 공동체든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조직의 막중한 책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몸 담은 로펌은 직원과 변호사를 합쳐 700명 가까이 근무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다르다. 이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의 개성을 살리고, 어떻게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서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나에게는 제일 크고도 어려운 과제다.
윤용석 <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ysy@leek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