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장에 들어선 학생들에게 종이로 된 시험지가 아닌 태블릿PC가 한 대씩 주어진다. 학생들은 태블릿PC 화면에 나타난 외국인 강사와 1 대 1로 말하기 시험을 본다. 듣기평가 시간에는 영화 영상을 보고 문제를 풀기도 한다. 시험 점수는 실시간으로 서버에 저장된다. 시험이 끝나면 성적발표일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으로 사이트에 접속, 곧장 점수를 확인할 수 있다. 태블릿PC를 이용한 ‘UBT(Ubiquitous-based Test)’ 시험장의 모습이다.

UBT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영어시험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시험장 풍경이 이 같은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멀티미디어 환경에서 시험을 보려면 시험장에 대규모의 컴퓨터를 구비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한번에 많은 사람이 시험을 볼 수도 없었고 자연히 시험 비용도 비쌌다.

하지만 태블릿PC를 이용한 UBT는 컴퓨터를 이용한 시험(CBT·Computer-based Test)이나 인터넷 기반 시험(IBT·Internet-based Test)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대규모 인원이 멀티미디어 환경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컴퓨터를 설치할 필요 없이 수험생에게 태블릿PC를 하나씩 나눠주면 되기 때문이다. 텍스트 형식의 문제뿐 아니라 이미지, 음성, 동영상 등을 이용해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출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험 진행과 채점, 성적관리 등 시험 응시부터 합격 통보에 이르는 과정들도 곧바로 처리 가능하다.

올해 1월 국제통역번역 시험을 시작으로 지난달 5일 실시된 임상병리사 시험에도 UBT 시험이 적용됐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도 보건의료 국가고시 등에 UBT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UBT 솔루션 전문업체 엔에스데블의 이언주 대표는 “지난달 치러진 임상병리사 시험은 100% UBT 방식으로 진행돼 동영상 문항을 이용해 실기시험처럼 진행됐다”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UBT 시험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