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9일 유럽중앙은행(ECB)가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유럽 지역 국채 추가 매입에 대해 보수적인 기존의 태도를 지켜 증시가 부담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낙관적으로 가정하더라도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은 진통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주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국채 매입을 어느 정도 기대해왔으나 8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자신이 지난주에 한 발언이 국채 추가 매입을 시사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며 "이는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번 드라기 총재의 발언으로 ECB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전했다.

다만 유동성 공급을 위해 제시된 ECB의 비전통적인 조치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CB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존 12개월 만기 대출을 대체하기 위해 3년 장기대출(LTRO)를 새롭게 도입하고 대출에 따른 담보 요건을 완화·확대하며(지급준비율 기존 2%에서 1%로 인하) 은행권 대출 시 자산담보부증권(ABS)도 담보로 인정하겠다고 결정했다.

유 연구원은 "유럽은 유동성 경색이 금융권은 물론 정치권까지 옥죄는 상황"이라며 "장기 펀딩을 목적으로 제시된 구체적인 유동성 공급책이 시장에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독일이 그리는 재정통합의 그림에서 그리스가 배제될 가능성이 높고, 재정통합으로 인한 긴축 과정에서 경기둔화가 올 수 있으며, 은행권 디레버리징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 하에서도 EU정상회담은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기존의 시각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