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투자증권은 9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ECB 국채 추가 매입 가능성 부인 발언에 대해 속도조절 차원일 뿐 양적완화 가능성이 불식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주 자신이 유럽의회에서 한 "무엇을 먼저 하느냐 선후문제는 있지만 또다른 후속조치가 뒤따르게 될 것"이란 말에 대해 8일(현지시간) 국채 추가 매입을 시사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은 시장이 너무 앞서가는 것에 대한 속도조절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며 "시장의 요구에 따라 ECB가 결국 양적완화 모드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재정협약 및 국제금융 기금 확충과 관련한 합의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ECB가 양적완화에 대한 입장을 내놓기는 조심스러웠을 것이란 판단이다. 또 EU정상회담에서 정치적인 이해관계의 조율과 합의를 위해 ECB가 좀더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CB 역할 확대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점도 양적완화를 예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현재 ECB는 국채 매입프로그램과 기간제 예금을 병행하며 불태화 조작을 하고 있는데 내년 6월 말로 예정된 유럽은행들의 자본확충 계획이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 등에 따른 자금 경색 우려 등을 고려할 때 기간제 입찰은 이후 수시로 자금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며 "ECB가 결국 양적완화 모드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