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의 기대주로 떠오른 김경태(25·사진)의 최근 일정을 놓고 골프계 안팎에서 말들이 많다.

김경태는 오는 15일 열리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대상 시상식에 불참한다고 협회에 통보했다. 올 시즌 상금왕에 오른 김경태는 이날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어 KPGA와 대상 시상식 스폰서인 발렌타인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경태의 불참 사유는 그 기간에 열리는 태국PGA챔피언십에 초청을 받아 출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KPGA 관계자는 “지난달 호주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서 만났을 때 ‘대상 시상식에 참석하겠다’고 구두로 약속했다”며 “모두들 김경태가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가 뒤통수를 얻어맞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경태 측은 “현재 볼이 잘 맞고 있다. 대상 시상식의 주인공은 대상 수상자다. 태국 대회는 로리 매킬로이, 리 웨스트우드 등 최고 선수들이 출전해 월드랭킹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출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경태의 부친 김기창 씨는 “태국 대회는 그 전부터 약속돼 있었다. 시상식에 참석하려고 출전을 취소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KPGA에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김경태는 7월에 열린 하이원리조트오픈 때도 대회 직전 출전을 취소했다. 주최 측은 이미 김경태 사진을 넣은 포스터까지 제작해 놓았으나 막판 대회 출전 계약이 틀어지면서 무산됐다. 김경태는 또 중국에서 열리는 골프월드컵 출전과 관련, 당초 “미국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에 출전하기 어렵다”고 했다가 번복하고 호주PGA챔피언십에 나갔다. 이달 초에는 남아공에서 열린 네드뱅크챌린지에 초청받아 나가느라 일본에서 열린 대상 시상식도 불참했다.

골프계는 평소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해오기로 유명한 김경태가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선수답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