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터널 들어가는 일본차 빠져나오는 미국차
미국 포드가 5년 만에 배당을 재개하기로 했다. 실적 개선의 결과다.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는 국내 생산을 줄이는 등 위축되고 있어 양국 자동차 산업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가 주당 5센트의 분기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8일 보도했다. 포드는 적자 누적으로 2006년 9월부터 배당을 중단했다. 2006년부터 3년간 301억달러의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드는 최근 10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모두 92억8000만달러의 이익을 기록, 배당을 재개하게 됐다.

포드는 앞으로도 배당금을 계속 지급할 계획이다. 루이스 부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없애기 위해 배당을 결정했다”며 “위기를 맞아도 배당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현금을 확보해뒀다”고 설명했다. 포드는 실적 개선이 계속되면 배당을 더 많이 할 계획이다. 업계는 포드가 1년 안에 배당금을 10센트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드의 배당 재개는 미국 자동차 산업이 침체를 벗어났다는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일본 자동차업계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자동차는 국내 생산시설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자동차업체가 국내 생산 감축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쓰비시의 거점인 미즈시마공장에서는 4개 라인 중 1개의 가동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11월 말 결정했다. 이에 따라 연간 약 90만대를 만드는 미쓰비시의 올해 생산량은 60여만대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즈시마공장 생산량은 올해 약 20% 줄어든 47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미쓰비시의 감산 결정은 엔고와 유럽 경제위기로 인한 수출 부진 탓이다. 미쓰비시는 완성차 중 70%를 수출한다. 엔고 상황이 지속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또 유럽 경기침체로 연간 13만대를 생산하던 유럽 수출모델인 ‘랜서’는 올해 3만8000대밖에 생산하지 않았다. 미쓰비시는 생산 축소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하고 있다.

미쓰비시의 생산시설 감축이 업계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엔고로 인한 수출 부진으로 현재 과잉생산 상태”라고 분석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