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물가안정세 뚜렷
중국의 물가상승률이 크게 둔화됐다. 중국 정부의 긴축적 화폐정책이 완화되고 위안화 절상 속도도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통계국은 9일 중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에 비해 4.2% 올랐다고 발표했다. 시장의 예측치(4.3~4.5%)보다 낮으며 지난해 9월 이후 14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중국 CPI 상승률은 지난 7월 6.5%를 고점으로 뚜렷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함께 발표된 생산자물자지수(PPI) 상승률도 전월의 5.0%에 비해 크게 낮은 2.7%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10월 이후 금리와 은행 지급준비율을 잇달아 인상하면서 강력한 통화긴축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11월 이후 물가가 안정세로 돌아서자 지난 5일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렸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물가상승률이 4%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하면서 기존의 긴축정책이 더욱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야오웨이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중국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는 ‘물가 안정화’에서 ‘성장 안정화’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인민은행이 지준율 또는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노무라증권도 수출 부진과 부동산시장 둔화로 중국의 내년 1분기 성장률이 7.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정부가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안화 절상 속도도 늦춰질 전망이다. 최근 무역수지가 급감하고 물가도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어 위안화 절상 요인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실제 시장에서도 위안화 가치가 최근 7거래일 연속 인민은행 고시가격의 최하단 범위에서 거래되는 등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을 전날보다 0.05% 오른(위안화 가치 하락) 6.3352위안으로 고시했다. 왕궈강(王國剛)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장은 “최근 달러화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에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이라면서도 “위안화 강세 요인이 많이 사라진 만큼 내년에 위안화 가치가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