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는 지금 '종목 짝짓기' 열공중
서울 여의도 증권가는 요즘 주가흐름이 비슷할 것으로 예측되는 두 종목을 발굴하는 ‘짝짓기’ 작업이 한창이다. 이달 중 선보일 한국형 헤지펀드의 상당수가 비슷한 주가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두 종목을 짝지어 고평가된 종목은 팔고, 저평가된 종목을 사들이는 ‘페어트레이딩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헤지펀드가 특정 종목을 팔 경우 상관관계가 높은 종목을 대신 사들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파악해 두면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데 유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페어트레이딩 성공하려면

페어트레이딩은 주가흐름의 상관관계가 높은 두 종목을 짝지어 고평가된 종목은 팔고, 저평가된 종목을 사들이는 전형적인 롱쇼트 컨셉트 전략이다. 짝을 이룬 두 종목이 어떤 원인으로 인해 각각 다른 방향 및 강도로 반응하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원래 가치에 맞춰 주가가 돌아올 것이라는 가정에 근거해 고평가된 종목은 팔고, 저평가된 종목은 사들이게 된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성공적인 페어트레이딩을 위해서는 같은 업종에서 유사한 사업구조를 지난 종목 위주로 짝을 짓는 게 좋다”며 “증시가 과거 정상적이었던 상황에서의 통계치를 기반으로 해 주가흐름을 예측하는 전략인 만큼 주변 여건이 급격히 변하는 국면에서는 손실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관관계 높은 종목은

성공적인 헤지펀드 운용을 위해서는 상관관계가 높은 종목을 찾는 작업이 필수인 만큼 증권업계도 종목 선정을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무를 맡을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섹터별 애널리스트를 동원, 페어트레이딩이 가능한 75쌍의 종목을 추출해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IBK투자증권이 시가총액 10위권 내 종목을 대상으로 최근 1년간 주가 움직임을 분석, 조사한 결과 업종별로 페어트레이딩 성공 가능성이 높은 0.7 이상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종목은 △포스코-현대제철(0.750) △LG화학-호남석유화학(0.709)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0.815) △신한금융지주-KB금융(0.840) 등이었다. 상관 정도를 나타낸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한지주는 KB금융 외에 우리금융(0.75)과 기업은행(0.702)도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 다양한 조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짝짓기 모델을 활용하는 헤지펀드가 LG화학을 팔 경우 호남석유화학을 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 증권사의 설명이다. 강창주 하나UBS자산운용 상무는 “헤지펀드 매니저가 어떤 매매 포지션을 취할지에 따라 해당 종목의 수급이 영향을 받게 되는 만큼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도 헤지펀드 운용전략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