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부동산시장…보일러 효과?
부동산시장이 모처럼 화제에 올랐다. 무엇보다 재건축을 추진해온 서울 가락시영아파트에 대한 용적률을 서울시가 높여준 게 상승 호재다. 여기에다 강남3구에 대한 투기과열지구 해제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재건축초과이익부담금 2년 유예 등 정부의 규제완화 선물세트가 지난주에 쏟아졌다.

“가락시영아파트는 물론 개포주공, 반포주공 등 재건축추진 매물을 매도자들이 거뒀어요. 오랜만에 나타나는 현상이네요.”

이들 지역의 부동산매물을 취급하는 공인중개사들은 흥분된 목소리로 상황변화를 전했다. 정부와 서울시의 발표이후 매도인들이 매도호가를 5000만원 안팎씩 높이거나 매물을 회수했다는 것. 매수를 문의하는 상담도 나오기 시작했다. 한 투자자는 6억6000만원 하던 개포시영 13평짜리가 7억1000만원으로 오르자 매수를 해야 할지, 저울질하고 있다. 한마디로 매도세는 뜨거워진 반면 매수세는 ‘긴가민가’를 계산해보는 장세다.

지금까지 부동산시장을 억제해온 규제는 크게 5가지였다. 즉 △강남3구 투기지역(DTI,LTV 대출규제)△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분양가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부담금 등이다. 이 가운데 국회에 상정 중인 분양가상한제 폐지안과 금융당국이 반대하는 강남3구 대출규제를 빼곤 3가지가 완화됐다. 예전 같으면 불에 기름을 부은 듯,추격매수세가 활활 붙어야 한다. 시장이 당장 보일러처럼 끓지 않고 매도자와 매수자 간 손벽이 마주쳐지지 않는 것은 국내외적으로 경제의 펀더멘털이 위축돼 부동산 시세가 상승기류로 돌아서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무엇보다 은행대출이 어려워져 투자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내년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전문가들 사이에도 전망이 엇갈린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강남발 재건축시장 활성화가 실수요를 어느 정도 되살려 강북과 수도권으로 서서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집값 회복론에 무게를 뒀다.

반면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재건축 선물세트와 연말 종료되는 취득세 감면혜택 등의 영향으로 ‘반짝 거래’ 효과는 있겠지만 대출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수요가 완전 회복되기는 힘들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냉각기에 빠진 부동산시장이 얼음을 깨고 따뜻한 봄을 맞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구학 편집국 부국장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