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국제업무지구 주상복합 디자인, 9·11 테러 WTC 닮아 논란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주상복합 디자인이 ‘9·11 테러’ 직후의 미국 세계무역센터(WTC) 건물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 가장 비싼 주거시설로 지어질 주상복합 ‘더 클라우드’를 설계한 네덜란드 회사 MVRDV는 최근 ‘기획설계 결과 보고회’에서 60층(300m)과 54층(260m) 빌딩 2개를 하나로 연결하는 방식의 설계도를 공개했다. 더 클라우드의 2개 고층 빌딩은 중간 지점에서 구름 모양을 형상화한 통로로 연결이 되는데, 이것이 9·11 테러 직후 먼지와 건물 부스러기를 쏟아내던 WTC 건물을 연상시킨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데일리메일은 “2015년까지 서울에 지어질 이 건물은 테러를 당한 세계무역센터와 놀랍도록 닮았다”며 “이를 디자인한 MVRDV는 화난 사람들로부터 ‘알 카에다 추종자’ ‘알 카에다보다 더 나쁜 회사’ 등의 비난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MBRDV는 웹사이트를 통해 “9·11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고, 설계 과정에서 둘 사이에 유사성이 있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했다”며 “설계도를 보고 마음이 상한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그러나 “설계를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시행사인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도 “건물이 설계 때부터 유명세를 타니까 음해나 억측이 난무하는 것 같다”며 “WTC 건물을 형상화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얘기이고 설계를 바꿀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설계사의 디자인 제안을 검토, 내년 3월까지 최종안을 확정한 뒤 같은 해 9월까지 기본설계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