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대해부] 이규홍 대표 "경기 침체보다 일할 사람 없어 더 걱정"
인천 경서동 경인주물공단. 25개 주물업체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곳의 삼창주철(대표 이규홍·사진)에는 7명의 외국인이 일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사람들이다. 공장 안에선 시뻘건 쇳물을 틀 안에 부어 자동차 부품과 건설중장비 부품을 만든다.

이규홍 대표는 걱정이 많다. 알토란 같은 외국인 숙련공들이 속속 출국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금년 하반기에 3명이 출국했고 내년에는 4명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내국인이 전혀 오지 않는 것이다. 외국인도 이곳을 기피하기 때문에 한번 나가면 충원이 어렵다.

삼창주철은 1968년 서울 구로동에서 출범한 1세대 주물업체다. 부친이 창업한 업체에서 이 대표는 군에서 제대한 1972년부터 40년째 일하고 있다. 그는 “경기 침체도 걱정이지만 그보다는 일할 사람이 없어 더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자칫 주물산업의 대(代)가 끊어질 지경이라고 걱정했다.

주물은 쇠를 녹여 금속부품을 만드는 산업이다. 만약 주물이 없어지면 자동차 기계 철도차량 조선 교량 등 수많은 산업이 올스톱된다. 그래서 뿌리산업이라고 불린다.

경인주물공단조합 이사장을 지낸 이 대표는 “적어도 뿌리산업의 경우 내국인 일자리 잠식 탓에 외국 인력 도입을 줄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뿌리산업을 살리려면 이곳에서 일하는 외국인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배정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외국 인력을 뿌리산업으로 유도하기 위해 이곳에서 근무할 경우 체류 기간을 연장해주고 뿌리기업의 외국인 배정 쿼터도 기존 중소기업에 비해 두 배가량 늘려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