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나태주

[이 아침의 시] 선물
받는 것은 될수록 줄여서 받고

주는 것은 될수록 늘려서 주리

그대 내게 주시는 것

비록 작더라도

큰 상으로 알고 받겠으니

내가 주는 것 비록 크더라도

작은 별로 바꾸어 받으시라.


[이 아침의 시] 선물
벌써 연말입니다. 고마운 분들과 연하장이나 캘린더, 작은 정성을 주고받는 선물(膳物)의 계절. 선(膳)은 몸과 살(肉)을 뜻하는 육달월(月) 부수에 착할 선(善)을 합친 말입니다. 공손하게 드린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요. 그래서 ‘받는 것은 될수록 줄여서 받고/ 주는 것은 될수록 늘려서 주리’라는 구절이 더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그대 내게 주시는 것’은 ‘비록 작더라도/ 큰 상’으로 받겠으며 ‘내가 주는 것’은 ‘비록 크더라도/ 작은 별’로 바꾸어 받으시라는 아름다운 마음. 고향인 공주에서 평생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다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고, 동심보다 더 맑은 심성으로 다시 생명을 찾은 시인의 인생관이 함축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고두현 문화부장·시인 kdh@hankyung.com

QR코드 찍으면 지난 시도 모두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