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기의 월요전망대] 내년 경제 밑그림 어떻게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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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시험을 못 친 것뿐이라고 우기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한 핵심간부는 우리 경제가 직면한 문제점을 이렇게 비유했다.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데도 외부변수만 탓하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진단이 잘못되면 정확한 처방을 할 수 없다. 실력(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규제완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산업을 만들고, 산업구조를 개편하면서 인력과 인프라에 대한 재투자에 나서야 한다.
대신 실력은 좋은데 시험을 ‘조졌다’고 변명하면 처방은 ‘밤샘하면 1등 할 수 있다’는 쪽으로 나올 뿐이다. 구조개혁과 같은 근본적인 해법보다는 막연히 열심히 하자는 식의 대증요법에 몰두하게 된다.
이번 주에는 정부가 내년 우리경제의 밑그림을 내놓는다. 12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어 내년 경제정책 운영방향을 확정짓는다. 오후에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5개 경제부처 장관이 과천 청사에서 합동 브리핑도 갖는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정부의 목표치를 밑도는 3%대 후반이 될 전망이다. 내년에도 잘해야 3%대 성장률에 머물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상이다. 2년 연속 3%대 성장률에 머물면서 장기침체의 조짐이 확연하다.
내년은 이명박 정부의 임기 마지막 해다. 내년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MB노믹스에 대한 평가가 갈린다. 우리경제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씨를 뿌릴지, 글로벌 재정위기와 같은 외부변수를 이유로 상황 관리에 주력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외악재로 인한 수출둔화와 내수침체로 경기가 본격적으로 가라앉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정부가 내년 경기를 어떻게 예상하고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정부가 내놓을 정책방향에 따라 기업들도 내년 주요 투자 등 주요 경영방침을 설정하게 된다.
이번 주에는 정부 부처들이 대통령 업무보고 형식을 빌어 내년도 주요 사업계획을 잇따라 발표한다. 14일 고용노동부와 교육과학기술부를 시작으로, 15일 지식경제부 중소기업청 공정거래위원회가, 16일에는 농림수산식품부가 내년도 중점업무계획을 발표한다. 기획재정부는 내년을 이틀 남겨둔 30일 예정돼 있다.
경제지표 중에는 14일 통계청이 발표하는 11월 고용동향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 10월에는 취업자 증가 수가 17개월 만에 50만명을 돌파했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이 이를 ‘고용대박’이라고 표현했다가 체감실업률과 동떨어진 발언이라는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아 국회에서 사과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고용은 경기에 후행하는 지표다.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와중에 11월 고용증가세가 전달에 이어 ‘대박’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15일에는 한국은행이 3분기 자금순환 잠정치를 발표한다. 2분기 105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출 억제책으로 얼마나 줄었는지 주목된다. 가계부채는 항상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돼 왔다.
전문가들은 은행권 대출억제로 보험 증권 등 기타 금융회사로 가계대출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심기 경제부 차장 sglee@hankyung.com
기획재정부의 한 핵심간부는 우리 경제가 직면한 문제점을 이렇게 비유했다.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데도 외부변수만 탓하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진단이 잘못되면 정확한 처방을 할 수 없다. 실력(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규제완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산업을 만들고, 산업구조를 개편하면서 인력과 인프라에 대한 재투자에 나서야 한다.
대신 실력은 좋은데 시험을 ‘조졌다’고 변명하면 처방은 ‘밤샘하면 1등 할 수 있다’는 쪽으로 나올 뿐이다. 구조개혁과 같은 근본적인 해법보다는 막연히 열심히 하자는 식의 대증요법에 몰두하게 된다.
이번 주에는 정부가 내년 우리경제의 밑그림을 내놓는다. 12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어 내년 경제정책 운영방향을 확정짓는다. 오후에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5개 경제부처 장관이 과천 청사에서 합동 브리핑도 갖는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정부의 목표치를 밑도는 3%대 후반이 될 전망이다. 내년에도 잘해야 3%대 성장률에 머물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상이다. 2년 연속 3%대 성장률에 머물면서 장기침체의 조짐이 확연하다.
내년은 이명박 정부의 임기 마지막 해다. 내년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MB노믹스에 대한 평가가 갈린다. 우리경제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씨를 뿌릴지, 글로벌 재정위기와 같은 외부변수를 이유로 상황 관리에 주력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외악재로 인한 수출둔화와 내수침체로 경기가 본격적으로 가라앉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정부가 내년 경기를 어떻게 예상하고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정부가 내놓을 정책방향에 따라 기업들도 내년 주요 투자 등 주요 경영방침을 설정하게 된다.
이번 주에는 정부 부처들이 대통령 업무보고 형식을 빌어 내년도 주요 사업계획을 잇따라 발표한다. 14일 고용노동부와 교육과학기술부를 시작으로, 15일 지식경제부 중소기업청 공정거래위원회가, 16일에는 농림수산식품부가 내년도 중점업무계획을 발표한다. 기획재정부는 내년을 이틀 남겨둔 30일 예정돼 있다.
경제지표 중에는 14일 통계청이 발표하는 11월 고용동향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 10월에는 취업자 증가 수가 17개월 만에 50만명을 돌파했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이 이를 ‘고용대박’이라고 표현했다가 체감실업률과 동떨어진 발언이라는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아 국회에서 사과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고용은 경기에 후행하는 지표다.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와중에 11월 고용증가세가 전달에 이어 ‘대박’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15일에는 한국은행이 3분기 자금순환 잠정치를 발표한다. 2분기 105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출 억제책으로 얼마나 줄었는지 주목된다. 가계부채는 항상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돼 왔다.
전문가들은 은행권 대출억제로 보험 증권 등 기타 금융회사로 가계대출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심기 경제부 차장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