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통합을 결정하는 11일 민주당 전국 전당대회가 마지막까지 진통을 겪었다.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이날 전대는 회의 시작 전부터 통합에 반대하는 일부 세력의 실력 행사 우려에 긴장감이 흘렀다.

대의원 신분 확인을 위한 지문인식 신분검증 절차를 거치느라 당초보다 1시간여 늦춰졌다. 예상과 달리 전체 1만562명의 과반을 넘는 5667명의 대의원이 참석해 일찌감치 정족수를 채웠다. 성원이 안 되거나 통합 반대 세력이 소란을 피울 경우 통합이 무산될 수 있다는 불안심리가 통합파 대의원들의 결집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일부 당원들은 “지문 검증은 불법이다. 범죄자 취급하느냐”며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당원인 김모씨가 지문 검증을 요구하는 여성 당직자의 뺨을 때리는 사태도 일어났다. 김씨와 같이 통합 반발 세력들은 저지하는 경호원과 사진을 찍는 기자의 멱살잡이를 하는 등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사상 처음으로 당대당 통합을 전국 대의원회의에서 결정하는 만큼 찬반 양측이 토론에 나서는 등 뜨거운 설전이 벌어졌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해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등은 연단에 올라 ‘더 큰 민주당’을 위한 통합 결의를 당부했다. 통합 표결 절차가 완료되면 민주당은 12일 시민통합당, 한국노총과의 수임기구 합동회의에서 합당을 결의하고 지도부 선출 과정에 들어간다.

통합 지도부 선출대회가 ‘한명숙-문성근-박지원’ 3강 구도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에선 조배숙 이인영 김부겸 이종걸 우제창 조경태 이강래 김태랑 정대철 등 전현직 의원이 나선다.

시민통합당에선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와 이학영 전 YMCA 사무총장, 김기식 내가꿈꾸는나라 공동대표 등이 나선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