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은 지금 '해외기업 쇼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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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니켈광산서 이탈리아 콘택트렌즈·헬멧업체까지
남유럽 공기업 민영화 한창
KCC·대우인터 등 참여
유통 강소기업도 M&A 활발
남유럽 공기업 민영화 한창
KCC·대우인터 등 참여
유통 강소기업도 M&A 활발
KOTRA가 지난달 말 그리스 아테네에서 주최한 ‘그리스 민영화 포럼’에는 KCC 대우인터내셔널 등 많은 국내기업이 참여했다. KCC는 초대형 태양광 발전 사업인 ‘헬리오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였다. 포스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은 유럽 최대 니켈광산을 운영하는 LARCO와 상담을 가졌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기업을 사들이는 ‘크로스 보더(cross boarder) 인수·합병(M&A)’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에서부터 아시아의 미얀마에 이르기까지 지역도 다양하다. 국내 콘택트렌즈 업체가 이탈리아에서 M&A를 시도하는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강소기업들도 국경을 넘은 M&A에 힘을 쏟고 있다.
◆“남유럽 기업을 잡아라”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가장 활발히 M&A를 시도하고 있는 지역은 남유럽이다. 그리스에서는 ‘공기업 쇼핑’이 한창이다. KOTRA가 주최한 ‘그리스 민영화 포럼’엔 산업은행 KDB인프라자산운용 한국거래소 삼일PWC 삼정KPMG 한국재보험 한화증권 등 금융회사와 (주)한화 현대종합상사 대우인터내셔널 SK해운 KCC 등이 참석했다.
그리스는 내년 상반기에 35개 공기업과 국유 자산을 매각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12개 항만과 39개 공항을 민영화할 예정이다. 윤재천 KOTRA 지역조사처장은 “니켈광산을 운영하는 LARCO를 비롯해 국영 가스 기업인 DEPA와 DESFA, 복권업체, 태양광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유통업체들의 ‘명품업체 쇼핑’이 진행 중인 이탈리아에서도 강소기업들을 중심으로 M&A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헬멧 시장 1위인 홍진크라운은 지난 상반기에 2위 업체인 놀란(Nolan) 인수를 추진했다. M&A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맞지 않아 최종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탈리아 위기가 더 지속되면 다시 M&A를 시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 상위권 콘택트렌즈 업체 A사는 이탈리아 점안액 업체 인수를 추진 중이다. KOTRA 관계자는 “시장 조사는 이미 마쳤고 인수 대상 업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기술을 인정받고 있는 이탈리아 엔지니어링 업체들에 대해서도 국내 기업들의 문의가 꾸준하다”고 전했다. 최근 제일모직은 이탈리아 명품브랜드인 ‘콜롬보’를, GS건설은 스페인의 담수처리업체인 이니마를 각각 인수했다.
◆내년 “해외 M&A 최대”
아시아권의 M&A도 현재진행형이다. 업종별로는 유통업체가 주요 인수 대상이다. 롯데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서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M&A를 주도하는 황각규 국제실 사장이 지난달 말 동남아시아에 다녀오기도 했다.
이랜드도 아시아 M&A에 집중하고 있다. 얼마전엔 중국 장시성에 근거를 둔 유통업체인 홍커룽 인수를 추진했었다. 이랜드는 최근 위안화 채권을 발행하는 등 중화권에서 또 다른 M&A를 준비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M&A를 중개하는 IB(투자금융) 전문가들의 발길도 분주해지고 있다. 홍석주 전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이끄는 M&A 전문업체인 로커스캐피탈은 최근 ‘아시안 M&A클럽’이란 걸 만들었다.
한국을 포함해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 주요 국가들의 간판급 M&A 전문업체들 간 네트워크다. 해외 기업을 인수하려는 국내 업체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IB부문 대표는 “기업들이 위기를 대비해 미리 마련해 둔 현금이 두둑하다”며 “내년은 해외 M&A가 본격화되는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동휘/노경목 기자 donghuip@hankyung.com
국내 기업들이 해외기업을 사들이는 ‘크로스 보더(cross boarder) 인수·합병(M&A)’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에서부터 아시아의 미얀마에 이르기까지 지역도 다양하다. 국내 콘택트렌즈 업체가 이탈리아에서 M&A를 시도하는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강소기업들도 국경을 넘은 M&A에 힘을 쏟고 있다.
◆“남유럽 기업을 잡아라”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가장 활발히 M&A를 시도하고 있는 지역은 남유럽이다. 그리스에서는 ‘공기업 쇼핑’이 한창이다. KOTRA가 주최한 ‘그리스 민영화 포럼’엔 산업은행 KDB인프라자산운용 한국거래소 삼일PWC 삼정KPMG 한국재보험 한화증권 등 금융회사와 (주)한화 현대종합상사 대우인터내셔널 SK해운 KCC 등이 참석했다.
그리스는 내년 상반기에 35개 공기업과 국유 자산을 매각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12개 항만과 39개 공항을 민영화할 예정이다. 윤재천 KOTRA 지역조사처장은 “니켈광산을 운영하는 LARCO를 비롯해 국영 가스 기업인 DEPA와 DESFA, 복권업체, 태양광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유통업체들의 ‘명품업체 쇼핑’이 진행 중인 이탈리아에서도 강소기업들을 중심으로 M&A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헬멧 시장 1위인 홍진크라운은 지난 상반기에 2위 업체인 놀란(Nolan) 인수를 추진했다. M&A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맞지 않아 최종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탈리아 위기가 더 지속되면 다시 M&A를 시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 상위권 콘택트렌즈 업체 A사는 이탈리아 점안액 업체 인수를 추진 중이다. KOTRA 관계자는 “시장 조사는 이미 마쳤고 인수 대상 업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기술을 인정받고 있는 이탈리아 엔지니어링 업체들에 대해서도 국내 기업들의 문의가 꾸준하다”고 전했다. 최근 제일모직은 이탈리아 명품브랜드인 ‘콜롬보’를, GS건설은 스페인의 담수처리업체인 이니마를 각각 인수했다.
◆내년 “해외 M&A 최대”
아시아권의 M&A도 현재진행형이다. 업종별로는 유통업체가 주요 인수 대상이다. 롯데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서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M&A를 주도하는 황각규 국제실 사장이 지난달 말 동남아시아에 다녀오기도 했다.
이랜드도 아시아 M&A에 집중하고 있다. 얼마전엔 중국 장시성에 근거를 둔 유통업체인 홍커룽 인수를 추진했었다. 이랜드는 최근 위안화 채권을 발행하는 등 중화권에서 또 다른 M&A를 준비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M&A를 중개하는 IB(투자금융) 전문가들의 발길도 분주해지고 있다. 홍석주 전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이끄는 M&A 전문업체인 로커스캐피탈은 최근 ‘아시안 M&A클럽’이란 걸 만들었다.
한국을 포함해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 주요 국가들의 간판급 M&A 전문업체들 간 네트워크다. 해외 기업을 인수하려는 국내 업체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IB부문 대표는 “기업들이 위기를 대비해 미리 마련해 둔 현금이 두둑하다”며 “내년은 해외 M&A가 본격화되는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동휘/노경목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