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박근혜 전 대표의 복귀를 통해 위기를 수습하기로 한 모양이다. 박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한다. 당내 일각에서는 여전히 외부 명망가를 영입하자, 전당대회를 조기 개최하자, 비상국민회의를 소집하자는 등의 아이디어들이 나온다. 신당 창당이나 재창당에 가까운 개혁을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새 지도체제가 구성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도 알 수 없다.

한나라당이 지도부를 어떻게 구성하든 지향하는 가치와 체질이 지금과 같다면 달라질 게 없다. 내편 네편으로 파벌을 가르고 기득권에 집착하고 보수의 가치를 욕보이고 있으니 국민들의 버림을 받는 게 당연하다. 부유세 타령이나 하고, 복지를 선심 쓰듯 하고, 국가 예산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고, 정당을 관료조직이나 조폭처럼 운영하니 이미 내구연한이 끝났다는 비아냥을 듣는 것도 당연하다. 이권단체와 직역단체들의 로비에 휘둘려 법안을 농락하는 것도 그렇다. 철학도 권위도 자기희생도 없는 한낱 명망가 집단에 불과하다.

말단 비서관이 중앙선관위를 상대로 장난질이나 치고 대통령 형님입네 하는 실세 의원 보좌관이 무려 7억원의 뇌물이나 받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도 그냥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모시는 의원들의 하는 짓들이 그러니 아래에 있는 보좌관들이 마음놓고 돈도 먹고 국가 기관도 우습게 보는 것이다. 이런 정당은 총선과 대선을 기다릴 이유도 없이 사라져야 마땅하다. 아무도 한나라당을 아쉬워하지 않는다.

굳이 두려운 것은 반시장세력과 반대한민국 세력과 종북주의자들이 정권을 장악하는 일일 뿐이다. 바로 그 때문에 한나라당이 어떻게 될지에 그나마 관심을 갖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더 철저하게 깨져서 모든 것을 버리기 바란다. 무엇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충실한 당원들이어야 할 것이다. 판·검사나 교수 같이 일생을 양지에서 따습게 지낸 사람들에게 훈장 하나 더 달아주듯이 금배지 하나 떡하니 더 붙여둔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오렌지족 아니면 기회주의자들만 모아놓고 반값 등록금이나 무상 복지로 국민을 속이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어떤 말을 내놔도 울리는 꽹과리에 불과했던 것이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원점에서 새로 시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