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어 부스럼'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민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사진)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부정선거 관련 조사를 지시하면서 시위대의 재선거 요구를 거부하는 등 시위대를 되레 자극한 것이다.

영국 BBC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부정선거 관련 조사를 지시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러시아 국민들로부터 비난만 사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BBC는 “글을 올린 지 몇 시간 만에 7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그 중 3분의 2 이상이 메드베데프를 조롱하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부정선거 조사를 지시한 것은 최근 러시아 전역에서 수만명이 시위를 벌이는 등 사태 수습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드베데프가 공정한 선거를 원한다는 시위대의 구호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글을 게재하자 시위대가 발끈하고 나섰다.

‘그럼 공정한 선거에 반대한다는 의미냐’는 식의 댓글이 대부분이지만 메드베데프를 ‘불쌍한 사기꾼’이라며 노골적인 내용으로 공격하는 글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메드베데프는 최근 잇따라 SNS상에서 망신을 당하고 있다. 메드베데프는 평소 자신이 SNS에 능숙하다고 공공연하게 자랑해왔다. 8일 그의 트위터에는 시위대를 직설적으로 비난하는 트위트 글이 올라왔다. 대통령은 이를 삭제하고 관리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미 수만명의 트위터 사용자들이 퍼나른 뒤였다. 한편 BBC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인터넷을 거의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