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생활이 스마트(Smart)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주요 일정을 점검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을 비롯해 전자메일을 통한 업무, 영상통화 회의 등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스마트폰이란 하나의 매개체를 통해서 우리의 삶이 네트워크화되고 있다. 올해 ‘스마트’란 단어는 보통명사가 됐다.

이처럼 ‘스마트’가 새로운 표준(뉴노멀·new normal)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PC(데스크톱·노트북), 휴대폰, TV, 백색가전 등 모든 정보기술(IT) 기기들이 컨버전스화되는 과정의 핵심은 스마트 기능이다. 이 기능은 글로벌 IT 시장의 지각변동을 가져왔고, 새로운 도전(new challenge)과 새로운 기회(new opportunity)를 제공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IT 시장에서 지난 뉴노멀의 역사를 정리해보면 2000~2002년 PC 성장, 2003~2005년 액정표시장치(LCD) TV 등 평판TV 성장, 2006~2009년 휴대폰(피처폰) 성장이 새로운 표준을 담당했다. 올해는 스마트폰이 전체 휴대폰의 중심을 이루면서 이 위치를 차지한 것으로 판단된다. 내년에는 스마트패드가 본격적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며, 2013년 스마트TV의 등장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내년 IT기기 허브

내년도 모든 IT기기의 허브(hub)는 스마트폰 및 스마트패드를 꼽을 수 있다. 스마트폰은 피처폰 시장을 대체하는 동시에 PC 사용시간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올해 이후 글로벌 IT분야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도 글로벌 IT 시장을 분석해보면 전년 대비 스마트폰은 76.2%, 스마트패드는 62.6%의 증가세가 기대되는 반면 데스크톱 PC는 3.8%, LCD TV는 10.7%, 노트북은 15.7% 성장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IT 성장 축은 스마트폰이며, 여기에 스마트패드가 동반돼 스마트 기기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마트폰 및 스마트패드 이후의 새로운 도전은 TV 시장으로 판단된다. 디지털 TV가 스마트 TV로 전환되면서 TV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및 스마트패드 시장에서 운영체제(OS)를 보유한 애플과 구글이 TV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기존 TV 시장에서 상위업체인 삼성전자, LG전자, 소니에 대한 위상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시장의 변화가 TV 시장에서 재현될지 알 수 없지만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기존 TV 역할이 무너진다면 기존 TV 업체와 달리 새로운 TV 제조업체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 새로운 기회를 맞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성장세는 빠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초기 시장 진입이 늦었으나 내부자원(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부품의 내재화)을 통한 스마트폰 개발에 주력한 결과 지난해 갤럭시S 출시를 기점으로 스마트폰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지난 5월 갤럭시S2가 글로벌 히트 모델로 부상하면서 올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1년 만에 놀라운 성장세를 시현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기기 시장의 태동으로 새로운 기회가 삼성전자에 도래했음을 보여준다.

내년도 스마트기기 시장의 확대는 한국 IT 업체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올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는 삼성전자, LG전자가 롱텀에볼루션(LTE)폰을 출시해 내년 북미와 일본 LTE 시장 등에 대한 선점 효과를 기대한다. LG전자는 내년 1분기 전체 휴대폰 출하량 가운데 스마트폰 비중이 30%를 상회해 스마트폰에 대한 제품 라인업이 구축되면서 턴어라운드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의 반격(시장점유율 측면)도 예상되고 있어 한국 휴대폰 업체 및 휴대폰 부품업체에 새로운 기회가 있다고 판단된다.

○한국 IT부품업체의 글로벌 공략

내년엔 한국 부품업체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1년 이후 글로벌 IT 시장은 기술의 컨버전스화를 통해서 IT 제품 융합이 이뤄지는 동시에 IT 제품당 부품 소요원 수 축소, 통합 과정을 거치면서 소수 업체만 생존하는 국면이 전개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 등 세트업체는 계열사 간 수직계열화 구축, 원가 및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소수 업체 중심으로 핵심 부품 공급을 받아왔다.

글로벌 IT 시장에서 피처폰, TV, 디지털가전 등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력이 확인되며 한국 부품업체에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인 애플의 주요
부품(AP, 모바일 D램, 낸드, LCD, 2차전지, 카메라모듈, MLCC, PCB 등)에 한국 업체가 우선적으로 공급하면서 글로벌 스마트 기기 제조업체도 한국 부품업체에 대한 부품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에는 대면적 폴리머전지 시장 전망이 긍정적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휴대폰 보급률의 증가를 바탕으로 한 각형전지 수요증가가 2차전지시장 성장을 이끌었다면 2000년대 후반은 노트북 침투율 증가로 인한 원통형전지 수요증가가 2차전지시장 성장의 주역이었다.

올해부터는 태블릿PC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바일 IT기기 등장으로 대면적 폴리머전지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위원 john_park@daish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