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코스피 지수가 반등 하루만에 하락했다.

전날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유럽연합(EU)의 신 재정협약에 대해 무디스와 S&P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부정적 평가를 내놓으면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신용평가사들은 EU가 신재정협약에 합의했지만 재정 위기 상황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결정적인 정책 수단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2012년 초 EU 국가의 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EU정상회의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지만 박스권 등락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이 갑자기 좋아지기도 악화되기도 어려운 시점"이라며 "단기적으로 등장한 대외변수는 추세적 요인보다 변동요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말 코스피 지수 수준은 1900 수준을 전후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유로존 재정위기 등 대외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국내 코스피 지수는 20일선과 120일선에서 형성된 박스권에서 등락과정이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EU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온 만큼 이제는 미국과 중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의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중국은 14일까지 내년 중국 정부의 정책기조를 엿볼 수 있는 중앙경제공작회의가 개최된다.

김 팀장은 "EU 정상회담 이후 재료공백 상황에서 투자자가 혼란스러운 시기"라며 "이럴 때 중요도가 낮다고 본 FOMC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먼저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ECB와의 스왑금리 인하의 배경과 유럽 재정위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공조 의지를 강조할 수 있다"며 "이 코멘트가 나온다면 시장심리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팀장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신중한 판단을 강조하겠지만 최근 양호한 미국 경제지표의 배경도 역설할 가능성도 있다"며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혼란스러운 금융시장 환경과 비교해 양호한 것은 유동성 확대정책이 실물경기 회복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유럽도 미국과 같은 유동성 확대정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을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김 팀장은 "투자자도 단기 수익을 목표하기 보다 2012년의 그림을 그리며 긴호흡에서 주도업종 및 종목을 선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프로그램 영향력이 지속된다는 점에서 업종 대표주로 함축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업종별 순환매가 지속되는 가운데 당분간 상승모멘텀의 부재로 단기 숨고르기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업종별로는 연말 매출확대 기대감이 예상되는 IT 및 부품업종과 중국 긴축 기대감에 따른 기계업종 등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기관 매수가 유입되는 종목과 내수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