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보다 전공 필기시험으로 승부 걸어"
‘학점 4.03점, 토익 885점, 한국어능력시험 3+급, 인턴·해외경력 없음’.

올 2월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한 이재준 씨(26·사진)의 스펙이다. 그 흔한 어학연수라든가 인턴경력도 없다. 대기업을 지원하는 다른 취업준비생의 스펙과 비교하면 다소 초라하다.

하지만 그는 한양대 경영학부 4학년 재학 중 합격(올 8월 졸업)해 1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이씨는 “화려한 스펙보다 전공 필기시험이 당락을 짓는다”며 “이것이 공공기관 입사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스펙보다 실력이라는 것이다. 이씨는 현재 대전충남본부 직할지점 고객지원팀에서 일하고 있다.

내년(상·하반기 두 차례)에 763명을 뽑을 계획인 한전의 채용절차는 간단하다. 1차 서류전형 -2차 전공필기시험 -3차 면접. 올해 서류전형은 모집인원의 90배를 뽑았지만 만만치는 않다. 토익은 사무직이 800점 이상,기술직이 700점 이상이면 만점을 준다. 가산점도 챙겨야 할 사항. 인문계열은 토익스피킹, 한국사능력시험,한국어능력시험 등에 5% 내외의 가산점이 있고, 기술직은 전기기사,전기공사 자격증을 우대한다.

이씨는 “필기시험에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며 “학과수업을 중심으로 과거 공무원·공사 기출문제집으로 대비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전형 적성검사(삼성으로 치면 SSAT)’가 올해부터 신설돼 성적의 50%(나머지 필기시험이 50%)나 반영되므로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다. 면접은 자기소개서 기반의 인성면접과 6~10명이 한 조가 되어 시사문제를 토론하는 토론면접, 또 현장에서 주어진 주제로 프레젠테이션(PT)을 만들어 질의,발표를 하는 PT면접이 있다.

이씨는 “토론면접은 한국경제신문을 통해 평소 경제이슈를 정리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