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카 소렌스탐 "길든 짧든 하나의 리듬으로 퍼트하라"
아니카 소렌스탐은 전성기 시절 장타자이면서 퍼팅도 잘했다. 2001년 스탠더드레지스터핑 2라운드에서 13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13언더파 59타로 ‘LPGA 18홀 최소타 신기록’의 대위업을 달성한 것도 절정의 퍼트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장타와 퍼트를 겸비한 소렌스탐은 18홀에 54타, 즉 전 홀에서 버디를 하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퍼팅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소렌스탐의 비결은 무엇일까.

소렌스탐이 국내 아마추어 국가대표들의 퍼팅을 보면서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템포’였다. 장수련(함평골프고2)은 소렌스탐에게 “어드레스 때 헤드 페이스가 많이 닫히고 핸드 퍼스트가 되는데 이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소렌스탐은 퍼트할 때 퍼터를 앞쪽으로 프레스하고 있는 모습을 본 뒤 연습 퍼팅을 해보라고 시켰다.

아니카 소렌스탐 "길든 짧든 하나의 리듬으로 퍼트하라"
두 차례 연습 퍼팅을 지켜본 소렌스탐은 “첫 번째 퍼팅은 너무 강하게 스트로크를 했으나 두 번째 퍼팅할 때는 많이 부드러웠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퍼트가 너무 다르다. 퍼팅은 템포가 일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퍼팅할 때 ‘하나~둘’ ‘하나~둘’ 하는 식으로 일정한 리듬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한번은 이렇게 치고 한번은 다르게 쳐서는 안 된다. 쇼트 퍼트나 롱 퍼트나 모두 한 가지 리듬으로 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수련은 평소 자신의 퍼팅 셋업에 신경을 많이 썼다. 소렌스탐은 그것을 직접 교정하는 대신 리듬감을 살리라는 주문으로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을 바로잡아줬다. 몇 차례 그대로 연습한 장수련의 퍼팅이 눈에 띄게 좋아졌음은 물론이다.

아마추어는 물론 프로 선수들에게도 고질적인 슬라이스나 훅라인 퍼팅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국가대표들은 퍼트 라인이 좌 또는 우로 꺾어지는 ‘브레이킹 라인’에서 퍼트하다 멈칫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자 국가대표 상비군 류고운(함평골프고2)은 슬라이스 라인일 때 평소보다 라인을 더 보고 퍼팅을 시도했다. 소렌스탐은 “‘브레이킹 라인’이 있는 곳에서 퍼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타깃으로 스윙하라(swing to the target)’다. 목표지점을 정한 뒤 거기로 보내면 된다. 그 다음은 경사가 알아서 한다. 그러나 대부분 경사에 주눅이 들어 백스윙을 하면서 주춤한다”고 지적했다.

상비군인 함정우(천안고1)는 “퍼팅 라인을 읽는 게 어렵다”고 했다. 소렌스탐은 라인 읽기에 곤란함을 느낄 때 연습하는 요령을 일러줬다. 그는 “연습 그린에서 볼 하나를 퍼트할 때 실전처럼 라인을 체크한 뒤 해야 한다. 한번 치고 나면 다음에는 다른 라인에서 연습해야 한다. 한자리에서 2~3개를 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충고했다.

소렌스탐은 “퍼팅할 때 치고 나서 제발 들어가 달라고 애원하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 치고 나면 저 퍼트가 들어간다고 믿고 자신 있게 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