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지분 매각…삼성카드 '울고' KCC '웃고'
삼성카드가 삼성에버랜드 보유 지분을 장부가보다 싼 가격에 매각한 데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감으로 급락했다. 반면 에버랜드 지분을 인수한 KCC는 삼성그룹과의 협력 관계가 공고해질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강세를 보였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카드는 5.88%(2450원) 하락한 3만9250원으로 장을 마쳤다. KCC는 28만7000원으로 마감해 1.23%(3500원) 상승했다.

증권사들은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지분을 장부가보다 15% 할인된 가격에 매각한 것에 실망감을 드러내며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매각가격은 주당 182만원으로, 당초 시장에서 기대했던 매각가격(200만~300만원)에 못 미쳤고 장부가(214만원)보다도 쌌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에버랜드의 가치를 장부가인 주당 214만원으로 평가했을 때 삼성카드의 올해 말 예상 주당순자산가치(BPS)는 5만1335원이지만 182만원이면 4만9659원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은 삼성카드에 대해 투자 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목표주가는 5만50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각각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지분 매각 대금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확실히 결정해야 주가가 상승 흐름을 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압력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지분 매각대금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구체화돼야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KCC는 이날 일단 상승 마감했지만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렸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KCC가 범현대그룹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삼성그룹이라는 새 파트너를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번 딜은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