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나영 씨(31·여)는 매일 잠들기 전 의료기기업체 화진이 만든 피부상태측정기 ‘더마스캔’을 삼성전자 태블릿PC ‘갤럭시탭’에 연결해 피부를 점검한다. 통신사 KT를 통해 정보처리기업 코리아컴퓨터로 전송된 피부 정보는 맞춤형 가공을 거쳐 김씨의 피부과 주치의와 피부관리숍, 화장품업체 등으로 뿌려진다. 김씨는 다음날 아침 각 업체들로부터 돌아온 피부 관리법을 갤럭시탭으로 확인한다.

성균관대 산학협력단 산하 스마트융합디자인연구소(SMARDI)가 개발한 ‘스마트 프로덕트’의 한 가지인 피부관리시스템의 활용 모습이다. 스마트 프로덕트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소비 시장을 만들어 내는 융합 제품이다. 성균관대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엮는 신성장 산업 모델 개발을 주도하며 산학협력의 새로운 허브로 뜨고 있다. 성균관대는 15일 SMARDI 개소식을 연다.

◆대학 주도의 대·중소기업 연계 모델

성균관대는 경기테크노파크, 숭실대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지난 6월 지식경제부가 주도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반한 스마트 프로덕트 신산업 육성사업(사업 규모 3년간 180억원)’의 시행자로 선정됐다.

성균관대의 스마트 프로덕트 사업은 중앙정부 및 지자체(경기·부산·서울·경북·수원·안산), 대기업(삼성전자·KT)과 중소기업(화진·코리아컴퓨터 등 50여개)을 엮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대학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산학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전국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산업단지(테크노파크) 등이 대학을 중심으로 함께 산학협력을 하는 것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독창적인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에서 삼성전자는 마케팅과 판매, 제품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KT는 가정과 기업, 기업과 기업을 잇는 광역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참가 중소기업들은 피부상태측정기 등 각종 상품과 이를 활용하게 해주는 스마트 기기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성균관대는 상품 기획·개발·마케팅은 물론 정부·지자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의도 총괄한다. 최재붕 SMARDI 사업단장은 “중소기업들에 새로운 수익 구조를 제공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산업 생태계 구축

성균관대의 스마트 프로덕트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미래 사업성이 밝은 분야라는 점 때문이다. SMARDI와 협력업체들은 현재 러닝머신 연계 운동량 측정기, 말하는 인형, 스마트폰용 게임패드 등 13개 아이템의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예컨대 러닝머신에 스마트 프로덕트를 장착하면 달린 거리와 소모 칼로리 등을 스마트폰과 스마트TV로 볼 수 있다. 스포츠 센터와 연계하면 원격으로 운동 처방도 받을 수 있게 된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