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임신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이 여성이 일자리를 그만두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혼 여성 10명 가운데 2명이 결혼과 임신 출산 등으로 직장을 그만뒀다. 임신이나 육아에 앞서 결혼하는 과정에서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임신·출산보다 결혼때 직장 더 그만둔다

◆기혼여성 20% 경력 단절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11년 맞벌이 가구 및 경력 단절 여성 통계 집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15~54세 기혼여성 986만6000명 가운데 현재 일을 하지 않는 비취업 여성(실업자+비경제활동인구)은 408만1000명이었다. 이 가운데 결혼 임신 출산 등의 경력 단절 사유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은 190만명으로 19.3%를 차지했다.

경력 단절 여성의 연령대를 보면 30대가 108만4000명(57.1%)으로 가장 많았다. 40대는 23.8%, 15~29세 12.6%, 50~54세는 6.6%였다.

경력 단절 사유로는 결혼이 47.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육아(28.7%), 임신과 출산(20.0%), 자녀 교육(4.3%) 등의 순이었다.

연령대별로는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 육아를 꼽은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30대(33.0%)였다. 임신 출산은 15~29세(30.7%), 결혼은 50~54세(70.1%)였다.

경력 단절 여성의 55.8%는 이전 직장에서 일한 기간이 3년 이내였다. 78.4%는 5년 이내에 결혼 임신 출산 등으로 직장을 그만뒀다. 경력 단절 여성 가운데 5.5%(10만4000명)는 취업을 희망했다. 이 가운데 3만명(취업 희망자의 28.8%)은 지난 4주간 실제 구직활동을 벌였다.

◆맞벌이 가구 507만

임신·출산보다 결혼때 직장 더 그만둔다
배우자가 있는 1162만가구 가운데 맞벌이는 507만가구로 전체의 43.6%를 차지했다. 맞벌이 가구 가운데 44만가구(8.6%)는 부부가 같이 살고 있지 않은 ‘주말부부’였다.

가구주 연령이 40대인 343만가구 가운데 맞벌이는 178만가구(52.1%)로 비율이 가장 높았다. 50대 역시 절반가량(49.7%)의 부부가 둘 다 돈을 벌었다. 60세 이상(28.9%)과 15~29세(39.2%)는 상대적으로 맞벌이 비율이 낮았다.

가구주 기준으로 맞벌이 가구는 임금근로자가 57.3%, 비임금근로자는 42.7%였다. 홑벌이 가구에서 임금근로자 비율이 73.3%, 비임금근로자는 26.7%인 것과 비교하면 맞벌이 가구는 비임금근로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맞벌이 가구는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농림어업 등 자영업에서 부부가 함께 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실제 배우자가 있는 취업자 가구 가운데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이는 모두 84만가구인데, 이 중 맞벌이가 68만가구로 81.1%에 달했다.

도·소매와 숙박·음식업에 종사하는 취업자 가구의 58.3%가 맞벌이였다.지역별로는 제주(56.6%)와 전남(56.5%) 충남(53.1%) 등이 맞벌이 가구 비율이 높았다. 울산(37.8%) 부산(38.1%) 서울(39.0%) 등 특별·광역시는 맞벌이보다 홑벌이 가구가 많았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