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이 이달 말 800여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SC제일은행은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반 퇴직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명예퇴직 희망자를 받은 결과 813명(오후 6시 기준)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규직 4636명의 17.5%에 달한다.


SC제일은행은 이번에 직원들의 명예퇴직을 유도하기 위해 직급과 연령에 따라 최대 34개월분의 특별퇴직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또 대학생 이하 자녀(최대 2명)에게 최고 5600만원 학자금을 지급하고 창업지원금 400만원과 건강검진비 180만원 등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인 퇴직 조건인 24개월분 퇴직금 지급보다 훨씬 후한 조건이다. 이 은행은 명예퇴직 신청자 가운데 심사를 통해 이달 30일 자로 정리할 방침이다.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대부분 명예퇴직이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SC제일은행은 이번 명예퇴직 조건이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노조원등은 “김재율 노조위원장이 독단적으로 명예퇴직에 합의했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SC제일은행은 올 한 해 동안 성과연봉제 도입 등을 둘러싸고 극심한 노사갈등을 빚었다. 노조원 2600여명은 지난 7월부터 2달간 강원 속초에서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명예퇴직으로 800여명이 회사를 떠나면 성과연봉제 도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은 이번 명예퇴직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민첩하고 미래지향적인 조직을 구축하기 위한 변화”라고 규정하고, “앞으로 진정한 성과주의 문화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