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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개인 명의로 남긴 재산이 전혀 없다고 유족 측이 밝혔다.

유족 측 대변인을 맡은 김명전 삼정KPMG 부회장은 13일 서울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빈소 앞에서 브리핑을 통해 “박 회장 본인 명의의 재산이나 유산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예전부터) 개인적으로 재산을 많이 갖고 있지 않았다”며 “본인 명의의 집도 없고 주식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철소 창업 당시부터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았다”며 “큰딸의 집에서 살면서 생활비도 자제들의 도움으로 마련했다”고 전했다.

집도 주식도…남긴 재산 전혀 없어
포스코 임직원들에게 남긴 유언도 공개됐다. 김 부회장에 따르면 고인은 “포스코가 산업의 동력으로 성장한 것에 대해 만족한다. 더 크게 성장해 세계 최강이 되길 기원한다”는 유언을 남겼다. “항상 애국심을 갖고 일할 것”을 당부하고 “포스코 창업 1세대들 중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깝다”고 했다. 가족들에게는 “고생시켜 미안하다. 화목하게 잘 살아라”라는 뜻을 전했다.

박 명예회장 타계 소식에 포스코 임직원들은 비통해했다. 이구택, 황경로, 정명식 전 포스코 회장, 윤석만 포스코건설 상임고문 등 원로 10여명은 이날 오후 박 명예회장 별세 소식을 듣자마자 빈소인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달려왔다. 태국 출장 중인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14일 새벽 급거 귀국하기로 했다.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사내 게시판에는 각종 행사와 회식을 가능한 한 자제하라는 회사 측의 지침이 올라왔다. 포스코의 한 임원은 “오늘의 포스코를 있게 한 박 명예회장의 부고를 접하고 아버지를 잃은 듯 가슴이 아팠다”며 “고인을 가슴에 묻겠다”고 말했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등 주요 기업들은 “국내 산업 근대화의 기틀을 다진 큰 어른을 잃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삼성은 공식 애도 메시지를 내고 “고인은 삼성 창업주이신 고 이병철 회장,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등
집도 주식도…남긴 재산 전혀 없어
과 함께 우리나라의 개발연대를 이끌어오신 분이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도 “고인이 일군 철강산업이야말로 한국 경제의 고속성장을 이끈 엔진이었다”고 애도했다. LG는 “깊은 애도를 표하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추도사를 냈다. SK는 “우리나라가 무역 1조달러라는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고인이 보여준 불굴의 정신”이라며 고인을 기렸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고인의 열정과 가르침을 한 치의 소홀함도 없이 따르도록 하겠다”고 했다.

장창민/장진모/하헌형/김동욱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