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투증권은 14일 미국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 주식시장이 강하게 상승하기 어렵다며 내년 연초까지는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비달러표시 자산에 대한 매력이 반감되기 때문이든 금융시장의 불안이 달러화 강세에 반영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매력이 반감되기 때문이든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하면 주식 시장이 좋은 모습을 보일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그는 "큰 틀에서 본다면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약세기조를 이어가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하락 속도를 제한하는 변수들이 있다"며 "달러를 기준으로 주식 시장을 바라보면 안도랠리는 있어도 기조적인 상승은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 위안화 강세를 유지하면서 미국 달러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지만 위안화 강세를 통한 수출주도형 경제에서 내수주도형 경제로의 체질 변환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위안화 강세 속도가 조절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 연구원은 "연평균 위안·달러 환율과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관계를 살펴보면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수록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한다"며 "중국 경제가 발전하는 만큼 중국 위안화의 가치도 함께 오르는 것은 당연하지만 속도는 조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재정위기도 달러의 단기 또는 중기방향을 결정한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는 "투자자들이 독일 채권을 매입하고 다른 국가들의 채권을 매도하면서 독일 금리가 하락했다"며 "위험국가들의 금리 하락, 독일 금리 상승, 유로화 가치 상승이 시현된 뒤 미국 금리가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